잘 낫지 않는 허리통증·관절염 어찌할까
잘 낫지 않는 허리통증·관절염 어찌할까
진통소염제 과다복용 부작용우려
몸 상태 점검해 줄 주치의 필요
몸무게 관리·잘못된 습관 고치고
자전거·수영 등 꾸준히 운동해야 질병이 잘 낫지 않는다고 병원을 옮겨 다녀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특히 몇 가지 진단 장비로도 증상이 객관적으로 평가되지 않는 여러 통증을 가진 경우 이런 경향이 많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공단)이 지난해 12월 한 가지 질병으로 한 병원을 수십 번 찾거나 여러 병·의원을 방문한 사람 15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허리 통증이나 관절염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나이는 주로 50대 이상으로, 병원을 많이 찾은 이유에 대해 절반 정도가 ‘질병이 잘 낫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관련 전문의들은 “허리나 관절의 통증 등은 환자의 주관적인 감각으로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수술 등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평소 생활에서의 자세 교정, 여러 운동 등과 함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환자를 전체적으로 상담, 관리해 줄 의료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쇼핑’으로 약물 부작용 가능성 커=허리나 관절의 통증 등으로 여러 병·의원을 찾다보면 비슷한 종류의 진통소염제를 과다하게 먹을 가능성이 있다. 김홍찬 건강공단 급여관리실 부장은 “여러 병·의원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질병 치료에 조급성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여러 병·의원에서 비슷한 진통소염제 등을 처방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때문에 약물 과다 복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기세(정형외과 전문의) 케이에스병원 원장은 “허리나 관절이 아픈 환자들의 경우 과다한 진통소염제 복용으로 위장 장애 등을 겪는 경우가 꽤 많다”며 “관련 전문의의 수술 필요성 등의 명확한 판단을 거친 뒤, 수술까지 해도 되지 않는다면 한번에 끝내겠다는 생각보다는 꾸준히 관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적정한 몸무게 유지, 관절에 부담적은 운동 필요해=관절 자체의 질병이 아니라면 허리나 관절의 통증은 생활 속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정상 몸무게보다 비만해 허리나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다 옮기는 등의 행동은 이런 통증을 일으킨다. 또 무리한 운동도 좋지 않다. 예를 들면, 장거리 마라톤이나 경사가 심한 산을 오르내리는 것도 관절에 무리를 준다. 때문에 허리, 무릎 등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지시에 따른 진통소염제 복용이나 물리치료 등과 함께 적절한 몸무게 관리, 무거운 물건 들지 않기 등 생활습관 교정도 꼭 필요하다. 예를 들면, 텔레비전을 보는 등의 자세도 소파나 의자에 엉덩이를 넣고 앉아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 운동을 통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통증을 줄여주고 관절 움직임도 유지해 주므로 꼭 운동이 필요한데, 이때는 무릎 관절 등에 부담을 덜 주는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좋다.
환자의 종합적인 상태 고민해 줄 주치의도 필요해=한 질병을 두고 병·의원을 찾게 되는 이유는 의사-환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으며, 이 때문에 주치의 등록제 등 환자를 전체적으로 관리해 줄 체계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 원장은 “환자들 가운데에는 인터넷, 언론, 의료 광고, 주변 소문 등을 통해 얻은 여러 의학지식을 지나치게 신뢰해 의사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믿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게다가 치료에 대한 조급한 마음까지 있다면 평소 생활 속 예방법이나 약물, 물리 치료 등의 관리를 잘 따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박준명 햇살의원 원장은 “통증 때문에 병·의원을 과다하게 찾는 사람들의 경우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꽤 많다”며 “이들의 경우 통증 자체에 대한 치료와 함께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상담과 처방을 병행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승권 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 교수는 “환자가 의사의 말을 믿고 신뢰하기 위해서는 환자 상태를 잘 알고 충분한 설명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주치의 등록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환자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여러 생활습관병의 경우 더욱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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