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적용인구 현황
지난 1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 도입 30년이 됐다. 시행 첫해였던 1977년 8.8%였던 가입률은, 지난해 말에는 98%를 넘어섰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가파른 성장이었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은 4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건강보장 30년 기념식’을 연다. ■ 30년의 성과=‘건강보장 3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창엽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가 3일 펴낸 〈통계로 본 건강보험 30년〉을 보면 건강보험 적용인구가 1977년 320만여명에서 2006년 4740만여명으로 15배 가까이 늘었다. 의료기관 문턱도 낮아져, 가입자 한 사람이 한해 동안 진료받은 횟수도 지난해 평균 16차례를 기록해, 1990년에 견줘 두 배 이상 늘었다. 또 첨단장비인 시티(CT), 엠아르아이(MRI) 등의 보험 적용도 이뤄졌고,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해선 환자 부담을 보험진료비의 10%로 낮췄다. 건강보험의 성장과 함께 국민 건강수준도 향상됐다. 평균 수명은 지난 30년 사이 14.2살 가량 늘어나 2003년에는 77.4살을 기록했고, 이는 미국, 덴마크, 독일과도 어깨를 견주는 수준이다. 김창엽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한국의 건강보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세계 기구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찬사를 받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노인 인구의 증가, 신의료기술의 발달 등 재정 지출 또한 빠르게 늘 전망이어서 보험료 인상 등의 재정 마련 방안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과제=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가파른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의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으로 처리되는 규모는 여전히 55%선에 그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의료서비스산업화를 부추기는 정부의 의료법 개정 추진은 건강보험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시민사회단체들의 우려다. 김창보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사무국장은 “보건복지부가 2005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2008년까지 ‘72% 보장’을 공언했지만 현재 60%대에 갓 진입한 데 그쳐 애초 목표를 이루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참여정부가 늘어나는 의료비를 건강보험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민간보험으로 떠넘기려 해 더욱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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