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 교수
세계적 학술지에 ‘국민건강보험 사례’ 발표한 이상이 교수팀
최근 보건정책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보건정책(Health Policy)〉 인터넷판에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제도 중심의 국가보건의료체계가 세계 속의 새로운 제도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새로운 유형으로서의 국민건강보험제도:한국과 대만의 경험’이라는 제목으로 이상이 제주대의대 교수(건강보험연구원장·사진)팀이 쓴 논문이다.
이 교수는 “기존에 세계의 국가보건의료체계 유형은 영국식(국영의료방식), 독일식(사회의료보험방식), 미국식(자유시장방식)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와 대만의 국민건강보험 중심 의료제도 모델이 새로운 유형으로 인정받아 전 세계의 국가보건의료체계가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중심의 의료체계는 많은 개발도상국 등에서 따라 배우려고 할 정도로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제도는 독일과 같이 사회의료보험방식으로 분류돼 있었으나, 독일과는 달리 모든 국민이 하나의 건강보험제도 틀에 가입된 체계였다. 또 민영보험이 주를 이루는 미국과도 달랐으며, 국가의 세금으로 거의 무상의료를 실현하고 있는 영국과도 다른 제도 형태였다. 이 교수는 “과거 의료보험 통합 전에는 독일처럼 조합주의 방식으로 경제적 수준이 높은 지역이나 직장에 사는 사람은 더 좋은 혜택을 받고 가난한 사람들은 혜택이 덜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2000년 단일보험자로의 제도 통합 뒤로는 이런 문제가 해결됐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보험 급여의 보장성 수준이 전체 의료비의 60% 정도라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반쪽자리 보험이라는 비판도 곧잘 나온다.
이 교수는 “제도의 틀은 잘 갖춰져 있으나 내용이 부족해 앞으로 더 채워 나가야 할 단계”라며 “우리 국민 누구라도 의료비 걱정이 없도록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최근 이런 전국민건강보험 모델이라는 한국적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기보다는 미국처럼 민영의료보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미국인의 16%(4700만명) 가까이가 보험에 가입돼 있지 못해 살인적인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한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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