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전립선암 급증 통계 ‘과장’
대장암·전립선암 급증 통계 ‘과장’
최근 대장암과 전립선암이 크게 늘고 있다는 관련 의학회의 발표가 있었다. 대장암은 2005년에 1984년보다 무려 11배 늘었으며, 전립선암은 55살 이상 남성 20명 가운데 1명꼴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암 발생을 통계·분석하는 국가중앙암등록본부는 대장암·전립선암의 증가 추세는 맞지만 이번 발표는 연구 방법에 결함이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몇몇 의사들은 학회가 관련 암 발생 통계를 과장해 국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장학회 “21년 사이 11배 증가” 근거 자료 부실·중복
비뇨기학회, 조직검사자만 분석 “55살 이상 5% 발병”
중앙암등록본부와 큰 차이…지나친 불안 조장 말아야
■ 대장암=대한대장항문학회는 지난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장암 발생 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 1984년 1257건에서 2005년 1만5233건으로 발생 건수가 최근 21년 동안 11배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장항문학회 분석의 근거가 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는 암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건강보험급여 청구 건수를 집계한 것이다. 암 환자의 의료 이용 건수에 관한 통계인 셈이다.
박소희 국립암센터 암등록통계과장은 “건보공단 자료는 암 환자가 병의 진단을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암 발생 건수가 중복 합산돼 실제보다 부풀려져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철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단장도 “대장항문학회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1984년과 2005년 통계는 자료 수집 방법 등에서 차이가 난다”며 “단순히 수치를 비교해 판단을 내리기는 무리”고 지적했다. 84년 자료는 대학병원 등 대규모 병원 50여곳에 등록된 암 통계자료로 지금처럼 체계화돼 있지 않아 실제보다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전립선암=전립선암에 대해서도 대한비뇨기학회가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구·전주·강릉 지역 55살 이상 남성 3948명을 대상으로 피검사 및 조직검사를 한 결과, 우리나라 55살 이상 남성 100명 가운데 5.2명은 전립선암이 있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뇨기학회의 이 발표도 ‘무리한 추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립선암의 유병률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조사는 전립선암 특이항원 수치가 일정 수준보다 높은 사람들 가운데 실제 조직검사에 참여한 사람만 대상으로 분석이 이뤄져, 조직검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또 조직검사에 드는 비용을 환자에게 청구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이 있어 이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한마디로 전립선암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이 조직검사를 받아 실제보다 과대 추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번 조사결과는 노인인구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아 전립선암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웃나라 일본의 1.85%보다 2.5배 이상 높게 나왔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번 조사에 참여했던 권태균 경북대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자료원 수집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사실 검사 대상자 모두를 조직검사 하기는 어렵다”며 “때문에 과대 추계된 측면이 있지만 이번 조사는 암이 진단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제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해 얻은 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등록자료는?=신뢰할 수 있는 통계로 꼽히는 중앙암등록본부의 1999~2002년 자료를 보면 대장암은 65살 이상 인구 10만명당 147.3명이 발생하고 있다. 발병 순위로는 남성은 위암, 폐암, 간암에 이어 네 번째이고 여성은 위암, 유방암에 이어 세 번째다. 또 전립선암은 65살 이상 남성 인구 10만명당 95.3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5살과 65살로 기준 나이가 다르기는 하지만 단순 수치 비교로는 5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과대 추계된 암 통계 발표는 국민들로 하여금 암의 조기진단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나친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내과 전문의는 “국민들에게 혹시 나도 암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일으켜 정부와 학회에서 권고한 안보다 더 자주 암 검진을 받거나 여러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비뇨기학회, 조직검사자만 분석 “55살 이상 5% 발병”
중앙암등록본부와 큰 차이…지나친 불안 조장 말아야
성별 10대 암 발생률 순위, 1999~2002년
이런 지적에 대해 이번 조사에 참여했던 권태균 경북대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자료원 수집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사실 검사 대상자 모두를 조직검사 하기는 어렵다”며 “때문에 과대 추계된 측면이 있지만 이번 조사는 암이 진단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제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해 얻은 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등록자료는?=신뢰할 수 있는 통계로 꼽히는 중앙암등록본부의 1999~2002년 자료를 보면 대장암은 65살 이상 인구 10만명당 147.3명이 발생하고 있다. 발병 순위로는 남성은 위암, 폐암, 간암에 이어 네 번째이고 여성은 위암, 유방암에 이어 세 번째다. 또 전립선암은 65살 이상 남성 인구 10만명당 95.3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5살과 65살로 기준 나이가 다르기는 하지만 단순 수치 비교로는 5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과대 추계된 암 통계 발표는 국민들로 하여금 암의 조기진단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나친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내과 전문의는 “국민들에게 혹시 나도 암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일으켜 정부와 학회에서 권고한 안보다 더 자주 암 검진을 받거나 여러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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