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일본은 민영보험 활성화, 주식회사형 병원 설립 등 의료에서 시장원리를 추진했으나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결국 포기했습니다.”
지난 14~15일 서울 중앙대에서 중국, 일본 및 한국의 보건복지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제3차 사회보장국제학술대회에서 의료분야 주제발표에 나선 니키 류(60·사진) 일본복지대학 교수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니키 류 교수는 현재 일본에서 손꼽히는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의료에 경쟁, 산업화 등 시장원리를 도입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세계 공통의 연구 결과”라며 “오히려 꼭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계층만 늘고, 전체 의료비도 크게 올라 중산층 이상에서도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표를 보면 참여정부가 최근 의료법 개정을 통해 영리병원 도입, 민간보험 활성화 등 의료서비스산업화를 꾀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도 고이즈미 정부에서 같은 방식의 신자유주의적 의료 환경 변화를 꾀한 적이 있다. 특히 이는 주무 부처인 후생노동성을 젖혀두고 경제 부처들이 적극 추진했다고 한다.
그는 “고이즈미식 의료체제 변경은 환자본인부담금을 기존 20%에서 30%로 올리는 등 의료비 부담을 늘리는 것이었다”며 “일본과 비슷한 의료체계를 가진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서비스의 질을 올리면서도 소외된 계층을 최소화하려면 공공의료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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