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소득 높은 학교일수록 더 커
사춘기 중학생들은 쉽게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며, 그 때 느끼는 스트레스는 학부모의 평균소득이 높은 학교에 다닐수록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사회학과 대학원생인 이근복·정우석(박사과정)씨는 지난 2003년 4월 전국 100개 학교의 중2 학생 3494명을 대상으로 가구소득 수준, 부모 학력 등과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설문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그 결과를 보면, 학부모의 평균 가구소득이 350만원 이상인 학교에 다니면서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그 이하 소득을 나타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스트레스를 1.8배 정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자기 집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중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1.6배 정도 더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평균 소득이 높은 학교에 다니는 전체 학생들의 스트레스 평균 수준은 그렇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전체 학생들에 견줘 별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소득수준 대신에 학교의 적응 정도, 친구나 교사와의 유대 관계 등이 중학생들의 스트레스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주위에 부유한 아이들이 많은 환경에서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짐을 볼 수 있다”며 “중2는 주위 친구들과 비교하기에 민감해지는 시기이므로 집안 경제사정 비교도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열린 한국건강형평성학회에서 발표됐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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