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32개월 관찰…38% 삽입물 분리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 오랫동안 쪼그려 앉거나 무릎 꿇는 자세를 자주 취하면 인공관절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통 인공관절의 수명은 15~20년 정도로 사람 관절과 완전히 같지는 않아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강승백 정형외과 교수팀은 2003년 3월부터 1년6개월 동안 환자 47명에게 72건의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을 한 뒤 평균 32달 동안 관찰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밝혔다.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은 퇴행성 또는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손상된 무릎 관절뼈를 제거하고, 그 부위에 특수금속이나 플라스틱 재질의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다. 최근 노인층 인구의 급증으로 2001년 이후 4년 동안 수술 건수가 1.2배 늘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72건 가운데 27건(38%)에서 인공관절 삽입물이 분리됐다. 15건은 다시 수술을 했으며, 12건은 수술 대기 중에 있었다. 강 교수팀이 수술 받은 사람들의 관절 상태와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85%가 무릎을 꿇거나 쭈그리고 앉을 수 있었고, 반면 삽입물이 분리되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49%만 할 수 있었다. 평소 무릎 꿇기 등을 많이 하다보니 삽입물이 분리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지난 10년 동안 2200건 가량의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을 해 온 강 교수는 “무릎 꿇기나 쪼그려 앉기와 같은 자세는 인공관절 삽입물이 떨어지도록 만든다”며 “수술을 받은 뒤에는 무릎을 구부리는 자세는 가능한 피하고 침대 및 의자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일부에서 인공관절 치환술 뒤 무릎을 꿇거나 쭈그리고 앉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그릇된 것”이라며 “무릎 인공 관절수술이 아픔 없이 걷게 하는 데에는 도움을 주나 앉아서 생활하는 데에는 불편함이 많은 점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11월호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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