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적자 2010년 7조원

사회보험 재정 변화 전망

‘고령사회’ 수명 늘고 출산율은 제자리
2030년엔 42조원 추산…국민연금 2058년 ‘바닥’

가까운 미래에 평균수명은 크게 늘지만 출산율은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나 특수직연금이 현행대로 운영된다면 재정적자 폭이 수십년 안에 수백조원 규모까지 커질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보험팀장은 월간 <보건복지포럼>에 실은 ‘한국의 사회보장비 지출전망 및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보조를 현재 수준으로 가정하면 진료비 수지 적자가 2030년 42조원, 2050년 130조원, 2070년 2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계했다. 이런 추계는 중장기 관점에서 사회보장 지출 추이를 파악하도록 설계된 국제노동기구(ILO)의 ‘사회보장 예산 추계 모형’을 한국 현실에 맞게 변형해 이뤄진 것이다.

이를 보면, 국민연금 재정은 2007년 기준 연금급여보다 보험료 및 투자수익 수입이 32조원 더 많지만, 연금급여 지출이 본격화해 크게 늘면 재정적자가 2042년부터는 5조원, 2050년에는 222조원, 2070년에는 1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58년에는 그동안 쌓인 연금기금이 모두 소진된다.

이미 세금 보조 규모가 큰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등도 보조 규모가 천문학적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공무원연금은 2007년 정부가 지원한 적자보전액이 1조원 가량이었지만, 올해에는 1조2500억여원, 2020년 17조원, 2030년 48조원, 2050년 141조원으로 추계됐다. 2050년에는 공무원들이 내는 보험료 수입보다 정부 보전액이 2.5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군인연금 역시 지난해 9천억원을 정부보전액으로 채웠으며, 이 보전액은 2020년에는 1조5천억원, 2040년 6조4천억원, 2050년엔 거의 1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사학연금도 2026년부터는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이런 사회보험과 특수직연금의 재정 위기 전망은 평균수명 연장과 저출산으로 초고령화가 계속되리라는 예측에서 나왔다. 국민연금발전위원회의 2003년 자료를 보면, 출산율은 2030년 1.39, 2050년 1.4, 2070년 1.51에 머물고 평균수명은 2030년 남녀 각각 78살과 85살, 2050년 80살과 86살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윤 팀장은 “고령화로 사회보험이나 특수직연금 모두 재정 위기가 예측되므로 제도 개편은 필수”라며 “하지만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해서는 곤란하고 아동·근로빈곤계층 등 사회보장제도가 꼭 필요한 계층을 중심으로 재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