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 환자의 절반 정도는 암 진단을 받은 뒤 6년 안에 실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단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중 2001년에 암 진단을 받은 5396명을 6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조사 대상의 25.9%는 1년 안에, 47%는 6년 안에 직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또 직장을 잃은 환자 가운데 30%만이 5년 이내에 다시 직장에 복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직 가능성은, 여성 암 환자가 남성에 견줘 1.6배 높았고 민간기업에 근무한 암 환자가 공무원 및 교직원보다 1.4배 높았다. 아울러 소득수준을 네 집단으로 나눴을 때 가장 하위층 암 환자가 가장 상위층보다 실직 가능성이 2.9배 높게 나왔다. 직업에 복귀할 가능성 역시 여성 암 환자가 남성에 비해 약 2배 높았고, 50대 이상에서 30~40대보다 1.5배 높게 조사됐다.
암 종류에 따라 직업을 잃거나 복귀하는 정도도 달랐는데, 백혈병, 뇌 및 중추신경계 암, 폐암, 간암 환자가 다른 암 환자에 비해 더 일찍 직업을 잃거나 복귀가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현 국가암관리사업단 암정책지원과장은 “암 환자들 사이에서도 사회계층별로 직업 상실과 복귀에 있어서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암 환자가 직장에서 실직, 감봉 등 여러 방법으로 차별받지 않게 하는 법령을 제정하거나 실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암 치료 분야의 국제학술지 <임상 종양 저널> 3월호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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