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비뚤어진’ 10분 낮잠, 목·허리는 ‘불면의 밤’

등록 2008-03-27 19:25수정 2008-03-27 21:30

‘비뚤어진’ 10분 낮잠, 목·허리는 ‘불면의 밤’
‘비뚤어진’ 10분 낮잠, 목·허리는 ‘불면의 밤’
엎드려 자면 근육 부담 1.5배까지…근막통증도 가능
30분 이상 금물…과음·과로 피하고 아침식사·운동 꼭
계절 변화에 몸이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거나 한낮의 온화한 기온으로 쏟아지는 낮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 때 단 10분이라도 잠을 자면, 활력을 되찾거나 머리가 맑아져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잠을 자면 목이나 허리, 어깨 등에 통증을 겪을 수 있다. 관련 전문의들은 “책상에 오랫동안 구부정하게 엎드려 잠을 자면 목, 어깨, 허리 부위의 근육이 굳으면서 오히려 근육 긴장성 두통이 생길 수 있고, 심할 때는 근막통증 증후군, 허리 디스크 질환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불편한 낮잠 자세는 목, 허리 노린다=의자에 앉아 낮잠을 불편한 자세로 자면 가장 부담을 많이 받는 부위가 바로 ‘목’이다. 목은 평상시에도 보통 4~5㎏이나 되는 머리를 받치고 있어 늘 긴장된 상태이며, 낮잠을 자면서 목을 숙이거나 옆으로 돌린 부자연스런 자세가 이어지면 목뼈와 근육이 받는 부하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근육 긴장 상태는 두통을 부르기 쉽다. 임재현(신경외과 전문의) 나누리병원 부원장은 “잘못된 자세로 낮잠을 자 뒷목, 어깨, 등에 뻐근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종종 있고, 심하면 어지럼증이나 식욕 부진까지 겪기도 한다”며 “업무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허리도 불편한 낮잠 자세에 취약하다. 보통 똑바로 서 있을 때 허리가 받는 부담을 100이라고 하면 의자에 반듯이 앉아 있을 때가 140 정도다. 서 있을 때는 두 다리가 몸무게를 분담하지만 앉아 있을 때는 허리만 감당하기 때문이다. 임 부원장은 “윗몸을 숙이면 허리뼈가 휘면서 몸무게 부담은 30~50% 가량 더 늘어난다”며 “앞으로 엎드려 낮잠 자기를 반복하다 보면 드물긴 하지만 근막통증 증후군, 디스크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근막통증 증후군은 근육이 불편한 자세 등으로 오랜 시간 긴장 상태에 놓일 때, 근육 안에 있는 신경이나 혈관이 압박을 받게 돼 노폐물 등을 원활하게 배출하지 못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편한 자세는 목과 등 전체를 받쳐 줄 수 있는 의자를 쓰고, 목과 허리 뒤에 쿠션을 대어 주며, 두 다리는 심장보다 높지 않게 뻗는 자세다. 나누리병원 제공
편한 자세는 목과 등 전체를 받쳐 줄 수 있는 의자를 쓰고, 목과 허리 뒤에 쿠션을 대어 주며, 두 다리는 심장보다 높지 않게 뻗는 자세다. 나누리병원 제공
■ 목 받치고 두 다리 뻗고=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회복하려고 낮잠을 잔다면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우선 의자는 목까지 받쳐 주는 등받이 의자를 이용해 목과 등의 부담을 덜어 주면 좋다. 또 쿠션이나 수건을 말아서 목과 허리에 받쳐 주면 허리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두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도록 낮은 탁자나 남는 의자를 이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 때 다리 자세가 너무 높아도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근육이 굳고 드물게는 혈액순환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3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너무 오래 시간 자면 밤잠을 설칠 수 있음에도 유의해야 한다.

■ 규칙적인 생활로 춘곤증 이겨내야=계절 변화와 함께 입학, 취업 같은 환경의 변화는 춘곤증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여기에 과음, 과다한 업무, 지나친 컴퓨터 게임 등도 낮잠을 부른다. 최희정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계절 변화가 있을 때는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며 “아침식사를 꼭 챙겨 점심 과식을 피하고, 점심 뒤에는 산책 등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풀어 주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백질은 졸음을 쫓고 당분은 졸음을 부르는 특성을 이용해 낮에는 생선이나 육류를 위주로, 밤에는 당질이 풍부한 곡류나 과일, 야채, 해조류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맨손체조나 스트레칭도 잠을 쫓으면서 정신을 맑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피로 때문에 ‘만성 피로 증후군’과 같은 질병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 증후군은 감기 등 다른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 직장이나 취미 생활을 못할 만큼의 심한 피로가 여섯 달 이상 지속되고, 쉬거나 충분한 잠 등으로도 좋아지지 않아야 진단될 수 있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 피로 증후군은 우리나라에서는 외국보다도 더 희귀해, 피로 때문에 이런 질병들을 의심해 병원까지 찾는 사람들 100명 가운데 1명도 채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