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약값 현재 2만2045원
미국이나 대만에 비해 너무 높아…약값 조정 신청
미국이나 대만에 비해 너무 높아…약값 조정 신청
보건·의료 시민단체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약값을 내리도록 정부에 압박하고 나섰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현재 2만3045원인 글리벡 값이 미국이나 대만에 견줘 너무 높다며, 약값 조정 신청을 보건복지가족부에 낼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2006년 7월 항암제 ‘이레사’를 두고 조정 신청을 내어 약값이 실제 7천원 가량 내린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글리벡 값 조정 신청 결과에 의약계과 환자·가족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리벡은 2003년 초 보험 약값이 결정된 뒤, 지난 5년 동안 약값 변동이 없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우리나라의 글리벡 보험 약값이 경제 수준이 훨씬 높은 미국이나 경제 수준이 비슷한 대만보다 비싸다고 밝혔다. 실제 거래가격과 거의 비슷한 미국의 연방 구매 기준으로 글리벡 값은 1만9135원이며, 미국의 주요 국·공립병원이 사는 값은 1만2490원이다. 대만에서도 1만8500여원으로, 우리나라보다는 4500원 가량 낮다. 이현옥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의료팀장은 “다른 약들은 환율이나 관세율의 변화 등을 반영하는 재평가를 통해 3~4년에 한번씩 약값 인하가 이뤄진 바 있다”며 “5년 전보다 환율이 1달러당 200원 가량 내렸고, 지난해 약값의 관세율도 8% 가량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에, 글리벡의 약값 인하 요인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가 2006년에 발표한 ‘신의료기술 등의 결정 및 조정 기준’을 보면 희귀 난치성 질환에 쓰는 수입 의약품은 환율 변동 폭을 감안해 상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 신청으로 글리벡 값이 얼마쯤 인하한다면, 최근 보험 약값을 조정 중인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은 물론 조만간 보험 약값을 신청할 여러 약들의 값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때문에 건강세상을 위한 약사회 등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글리벡 약값 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약값 인하 조정 신청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7월 항암제 ‘이레사’의 보험 약값이 효과에 견줘 턱없이 높다며,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을 복지부에 신청한 바 있다. 이 조정 신청에 따라 복지부는 이레사의 보험 약값을 원래 6만2010원에서 5만5003원으로 낮췄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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