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0대 고혈압 환자 70% “난 아닐걸”
전체환자 4명중 1명 30~40대
무관심 탓 치료율 21%로 낮아
운동·습관 개선하면 조절 쉬워
무관심 탓 치료율 21%로 낮아
운동·습관 개선하면 조절 쉬워
30~40대 가운데 고혈압이 있어도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3명 가량뿐이며, 치료는 10명 가운데 2명 가량만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인들에 견줘 상대적으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이 적다 보니, 그만큼 관심을 덜 갖게 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고혈압을 오래 앓을수록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중증 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커지는 특성을 생각해 보면 30~40대라도 고혈압이 있으면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30~40대 고혈압 인지율은 50대 이상의 절반 가량뿐 = 질병관리본부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심층 재분석한 결과, 고혈압이 있는 30~40대의 30.4%만이 자신이 고혈압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등 건강행동, 고혈압이나 당뇨 등 흔한 생활습관병에 걸린 비율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3~4년에 한 차례씩 이뤄진다. 재분석 결과를 보면 40대보다는 30대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더 떨어졌는데, 40대 고혈압 환자의 37%가 자신이 혈압이 높다고 알고 있었던 반면 30대는 16.1%에 그쳤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고혈압 인지율이 37.2%로 남성의 28.2%보다는 높았다. 다른 나이대와 비교하면 30~40대 고혈압 인지율은 50대의 63.2%, 60대의 71.2%, 70살 이상의 67.9%보다 크게 떨어졌다.
우리나라 30살 이상 인구 가운데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27.9%이고, 전체 고혈압 환자 가운데 30~40대가 24.5%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30~40대 고혈압 인지율이 낮은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 치료는 덜 받지만 관리하면 조절은 잘되는 편 = 30~40대 고혈압 환자의 70% 가량이 고혈압이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치료받는 비율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왔다. 21.7%만이 정기적으로 혈압을 내리는 약을 먹고 있었으며, 이런 비율은 50대의 54.3%, 60대 이상의 64.3%에 견줘 절반이나 3분의 1 수준이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기간이 길수록 심장·뇌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 나이대가 노인이 되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이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다행히 30~40대 고혈압 환자들은 대부분 고혈압이 막 시작되는 단계로,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및 약을 통해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재분석에서도 실제 혈압을 낮추는 약 등을 먹으면서 높은 쪽 혈압이 140㎜Hg 미만, 낮은 쪽이 90㎜Hg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40대에서 절반이 넘는 54.2%로 나왔다. 이 비율은 50대의 61.5%보다는 낮았지만, 60대의 52.9%, 70대 이상의 49.9%에 견줘 높았다. 결론적으로 30~40대가 걷기나 달리기, 수영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비만해지지 않도록 식습관 등을 조절하면서 필요하다면 혈압을 내리는 약을 먹는다면 40대 돌연사 등 여러 심장·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 가족력 있거나 혈압 차이 크면 고혈압 예방에 더 주의해야 = 높은 쪽 혈압이 140 이상, 낮은 쪽이 9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의사와 상담해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겠지만, 일반적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적정한 몸무게 유지 △금연 및 금주 △걷기와 조깅, 수영 등 적절한 신체활동 △싱겁게 먹기 △적절한 약물치료 등을 권장한다.
고혈압은 부모 세대 등에서 이를 앓고 있었다면 자신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또 높은 쪽 혈압과 낮은 쪽 혈압 차이가 커지면 또한 그 위험성이 늘어난다. 최근 홍경순 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의 분석 결과를 보면 높은 쪽 혈압이 120~139, 낮은 쪽이 80~89로 고혈압 전단계인 사람들 가운데 높은 쪽과 낮은 쪽 혈압 차이가 커지면 고혈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혈압을 측정할 때 높은 쪽과 낮은 쪽 차이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나이대별 고혈압 치료 비율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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