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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낙엽이 슬픈 남자, 술을 피하라

등록 2008-10-06 21:08수정 2008-10-07 08:44

가을철 남성 94% ‘우울’…여름보다 적은 햇빛 탓
술로 기분 달래려다 악화될수도…중독 빠질 위험
가을철에는 여름철에 비해 햇볕 쬐는 양이 줄어들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거나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 우울한 기분을 음주로 해결하려 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음주로 우울한 기분을 달래려다 보면 우울감을 느끼지 않을 때보다 폭음하거나 만취하기 쉬워 자칫 알코올 중독이나 남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건복지가족부 선정 알코올질환 전문병원인 다사랑병원은 지난 9월 한 달 동안 남성 168명을 대상으로 가을철 우울한 기분의 경험과 이에 대한 해소책을 물어봤다.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94%(158명)가 “우울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5명에 1명(응답자의 23%)은 우울한 기분을 달래는 방법으로 음주를 꼽았다. 음주 외에 기분 해소 방법으로 꼽힌 것은 여행, 운동, 이성 교제 등이었다.

가을에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준현 성균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보다 햇볕량이 줄어들면 뇌 속에서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것이 우울한 기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은 멜라토닌 양이 줄어들더라도 일시적으로 우울한 마음이 드는 정도이지만 일부에서는 우울 증세가 뚜렷이 나타나 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도 있다”고 한다.

김석산 다사랑병원장은 “특히 남성들은 감정 표현에 서툴러 우울한 기분을 숨기기 십상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나약하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음주 등에 의존해 이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우울할 때 음주를 하게 되면 폭음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술에 들어 있는 에탄올(알코올)이 대뇌의 억제 및 조절 기능을 방해해 기분이 일시적으로 흥분되거나 좋아진다. 술을 마시면 이런 흥분 상태를 통해 우울한 기분이 줄어드는 것을 느끼게 되고, 이 때문에 더 술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코올을 통한 우울한 기분의 해소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이다. 계속적인 음주로 알코올의 일차적인 분해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핏속 농도가 높아지면, 이 가운데 일부가 뇌 조직에 침입해 오히려 우울한 기분을 더 심하게 할 수 있다. 술에 취해 있거나 술에서 깬 뒤 우울한 기분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술을 마셔도 우울한 기분이 들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개인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량의 차이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의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기도 하다. 하규섭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자살 가능성이 높은 요인들을 꼽아보면 45살 이상, 알코올 의존, 격노나 흥분, 과거 자살 기도 경험, 남성 등의 순서”라고 지적한다.

술을 마심으로써 우울한 기분에 빠져 들거나 심할 경우 자살을 시도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주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됐다면, 알코올의 분해 산물이면서 정신 건강 등을 해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빨리 분해해 배출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알코올 분해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콩나물국, 북어국, 칡즙, 녹차 등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콩나물에는 아세트알데히드 분해에 도움이 되는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 시(C)가 풍부하며, 북어에는 아스파라긴산과 함께 메티오닌이라는 아미노산이 있어 간의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칡즙에는 물과 함께 당분, 알코올 분해효소가 풍부하며, 폴리페놀이라는 물질과 비타민 시가 많이 든 녹차 역시 아세트알데히드 분해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술을 많이 마셨다면 물을 충분히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알코올 분해에도 필수적이며,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수분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면 피부 건강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술을 한 병 마셨다면 물은 두 병을 마셔야 알코올과 함께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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