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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멕시코 교민들 “옮을라 병원가기 겁나요”

등록 2009-04-29 19:21수정 2009-04-30 14:48

<b>바쁜 병원</b> 멕시코시티의 해군병원에서 28일 의사들이 방호복 차림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들이 응급실을 나서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
바쁜 병원 멕시코시티의 해군병원에서 28일 의사들이 방호복 차림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들이 응급실을 나서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
[돼지인플루엔자 비상]
커지는 불안감에 외출 꺼려…교통체증도 사라져
‘어머니의 날’ 대목 앞두고…자영업자 깊은 시름
“바깥에 나갈 수도 없어 집에만 갇혀 있어요. 사람들이 만날 때 볼에 입맞춤도 하지 않고 서로 접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돼지인플루엔자로 약 160명이 숨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한국외대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는 대학원생 이준환(25)씨는 29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씨는 “24일부터 학교가 휴교했다”며 “김치를 많이 먹으면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해서 많이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도 최근 감기 증세로 1주일 정도 아파서 지난 23일과 27일 두 차례 병원을 다녀왔다. 5~6차례 설사를 한데다, 몸살도 심했다. 같은 집에서 자취하는 한 미국인 유학생은 멕시코인들이 주로 가는 병원에 갔다가 전염될까 두려워, 이씨와 같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병원에 다녀왔다. 다른 프랑스 유학생은 대사관으로부터 예방접종을 받으라는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다. 이씨는 “멕시코 병원에 가도 약이나 주사제가 다 떨어졌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증세가 일반 감기와 비슷해서, 사람들이 환절기 감기가 오래간다’고 생각했고 일반 감기인지 돼지인플루엔자인지 감을 못 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멕시코시티에서 교통체증이 사라졌다”며 “평소에는 거리에서 파는 타코 같은 멕시코 음식도 많이 사먹었는데, 이제는 꺼림직해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b>텅빈 가게</b> 멕시코시티 센트로에서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양말 도매 가게가 돼지인플루엔자 공포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채 텅 비어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텅빈 가게 멕시코시티 센트로에서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양말 도매 가게가 돼지인플루엔자 공포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채 텅 비어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불안이 확산되고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현지 교민들의 경제적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멕시코시티 도심 센트로시장에서 모자 도매상을 하는 교민 박종민(27)씨는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돼지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손님이 거의 사라졌다”며 “5월 초 ‘어머니의 날’을 앞둔 대목인데, 하루 700만원 정도 하던 매출이 50만원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태 초기 사망자가 적을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도 많았지만, 사망자가 늘자 마스크 착용도 크게 늘었다”며 “특히 센트로 시장 주변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고 거리가 더러워 사람들이 더욱 찾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멕시코 2대 도시인 과달라하라에서 공부하는 한국외대 교환학생 손은(20)씨는 아직 이곳에선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손씨는 “아직 대형할인점에도 사람들이 다니고 멕시코시티보다는 차분한 분위기”라며 “하지만 불안해서 바깥에 못나가겠고, 떠들썩하던 집앞 술집도 2~3일 전부터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손씨는 “불안해서 마스크를 사러 약국을 다섯 곳이나 다녔는데 다 팔려버려 사지 못했다”며 “휴대용 구강청정제나 손을 씻는 알코올도 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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