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감염으로 인한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16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한 채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15일 신종 플루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인천공항/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국내서 이틀 연속 사망자…정부 “검사 확대”
일·대만서도 잇단 사망…동북아 ‘위험 신호’
일·대만서도 잇단 사망…동북아 ‘위험 신호’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에 감염된 50·60대 환자 2명이 지난 주말 잇따라 숨졌다. 이달 말 각급 학교가 방학을 마치고 개학에 들어가는데다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왕성해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어, 우리나라도 신종 플루 위험에 본격적으로 노출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동북아 3국에서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신종 플루의 공포가 다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16일 신종 플루에 감염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63살 여성(서울 거주)이 합병증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숨졌으며, 타이를 여행한 뒤 신종 플루에 감염된 56살 남성(경남 거주)도 지난 15일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60대 여성은 지난달 24일 기침과 발열, 인후통 등의 증상이 발생했으나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가, 호흡곤란 증상으로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4일부터 타미플루로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좋아지지 않았으며, 결국 여러 장기가 기능을 하지 못하는 ‘다발성 장기부전’에 빠져 사망했다.
이 여성은 신종 플루 증상이 나타나기 전 국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신종 플루 확진환자와의 접촉 사실도 밝혀지지 않아, 원인 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됐다.
신종 플루로 숨진 50대 남성은 지난 1~5일 타이를 여행하고 돌아온 뒤 발열이 있어 8일 보건소를 방문했고, 다음날 발열, 호흡곤란, 전신통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12일부터는 타미플루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신종 플루 합병증인 폐렴 및 패혈증으로 숨졌다. 이 남성의 경우, 타이를 여행한 뒤 심한 감기 증상으로 보건소를 찾았지만 신종 플루에 대한 검진을 제대로 받지 못한데다 병원에서도 진단이 늦어져, 방역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앞으로는 폐렴이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입원하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확진 검사를 실시하고, 항바이러스제제를 투여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당장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제의 10%(50만명분)를 치료 거점병원 및 보건소, 거점약국 등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신종 플루에 의한 사망률은 0.7~1% 정도”라며 “기온이 낮아져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좋아지는 계절이 오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신종 플루 예방 및 조기 치료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도 15일 처음으로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 일본 당국은 오키나와현에 사는 57살 남성이 이날 오후 입원한 병원에서 신종 플루 감염 후유증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대만에서도 같은 날 신종 플루 증세를 보인 6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숨져, 두 번째 신종 플루 사망자가 나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도쿄 베이징/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himtrain@hani.co.kr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도쿄 베이징/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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