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건보 적용방침에 환자부담 1만2천~8만원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감염 환자 2명이 숨져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18일부터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7일 오후 신종 플루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신종 플루 확진을 위해 활용되는 ‘컨벤셔널 피시아르(PCR)’ 검사에 대해 18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복지부는 “이번 결정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환자가 조기에 신종 플루를 진단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종 플루 확진은 ‘리얼타임 피시아르’ 검사를 통해 이뤄졌으나, 이 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과 18개 주요 대학병원에만 갖춰져 있어 일반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컨벤셔널 피시아르 검사는 전국적으로 40곳 정도에서 할 수 있고 위탁 검사를 하는 기관도 따로 있어, 동네 병·의원에서 검체를 채취해 확진 여부를 의뢰할 수 있게 된다.
염민섭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신종 플루 감염으로 국내에서도 사망자가 2명이나 생겨 앞으로 검사 의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급성 열성호흡기증상이 있어 의학적인 필요성이 인정되면 컨벤셔널 피시아르 검사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서 검사를 할 때와는 달리 이 검사를 일반 병·의원에서 받을 경우 전체 비용의 30~50%를 환자가, 50~70%는 건강보험이 부담해야 해, 국가의 책무를 환자와 건강보험이 떠맡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래 진료를 통해 검사를 받을 경우 환자가 내야 할 돈은 의원에서는 약 1만2600여원, 종합병원에서는 8만원가량이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전염병 관리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책무이기 때문에 관련 검사에 드는 비용은 정부가 특별회계를 짜서라도 마련해야 한다”며 “당장 저소득층의 경우 1만2000~8만원에 이르는 검사비를 낼 수 없어 관련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실장은 또 “가을철에 신종 플루가 크게 유행해 검사 수요가 대폭 늘어난다면 건강보험 재정에 끼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7일에도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행사 참가자 3명을 포함해 모두 76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확인된 국내 신종 플루 환자는 모두 2165명으로 늘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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