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A’ 일일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현관 앞에서 위생병들이 청사를 출입하는 직원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며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10월~11월이 고비”…‘가을 대유행’ 우려
2675명으로 늘어…정부, 1700억 추가 투입
2675명으로 늘어…정부, 1700억 추가 투입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일일 감염자 수가 25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기온이 떨어지는 10~11월에 신종 플루가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항바이러스제 및 예방백신 확보에 1700여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 20일 하루 만에 새로 258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병원과 자택에서 격리 치료를 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국내 신종 플루 감염자는 모두 2675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지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신종 플루는 곧 학교가 개학하고 기온이 선선해지면서 더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본적으로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을 철저히 실천하면서 고열, 기침, 인후통 등 신종 플루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신종 플루 관련 사망자가 2명 나와, 사망률이 0.08% 정도다. 이는 보통 가을부터 이듬해 초봄까지 유행하는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사망률 0.2%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앞으로 유행이 확산되면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날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범정부 차원의 ‘신종 플루 가을철 유행 대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각급 학교의 개학으로 신종 플루가 빠른 속도로 퍼져 9월 초에는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을 넘어서고, 10~11월에는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은 정부가 지정한 표본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1000명 가운데 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2.6명을 넘어설 때부터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신종 플루가 대유행 단계로 넘어갈 경우, 수백만명의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종 플루 확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인명 피해와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625억원을 들여 현재 531만명분(전체 인구의 11%)인 항바이러스제 비축 물량 외에 250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또 1084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백신 비축 물량을 애초 계획했던 1336만명분(전체 인구의 27%)에 맞춰 사들이기로 했다. 아울러 신종 플루 감염자 및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치료 거점병원 455곳과 거점약국 567곳의 명단을 복지부·질병관리본부·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 등의 누리집에 공개했다.
한편, 이날 현재 인천, 대전, 수원, 안양, 전주 등 5개 지역에서 1곳씩의 학교가 신종 플루로 개학을 늦추거나 휴교를 한 것으로 교육과학기술부는 집계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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