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산 비상]
현재 사망률 0.06%…지나친 공포가 더 큰 문제
타미플루, 합병증 우려때 써야…청소년 부작용도
예방백신 맞아도 3~4주 뒤 효과…개인 위생수칙 철저히 지켜야
현재 사망률 0.06%…지나친 공포가 더 큰 문제
타미플루, 합병증 우려때 써야…청소년 부작용도
예방백신 맞아도 3~4주 뒤 효과…개인 위생수칙 철저히 지켜야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치료제를 구하려 들거나,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게 될까봐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다. 보건당국과 관련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의 치사율이 초기 관측보다는 높지 않으므로 예방수칙을 잘 지킨다면 지나치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지적한다.
■ 걸리면 죽는 질환? 국내에서도 3명이 숨지면서, 신종 플루 치사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신종 플루 사망자가 많은 미국 등에서도 치사율은 0.7~1%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치사율은 0.08% 정도다. 박승철 국가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었거나 아주 가벼워 집계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치사율은 이보다 훨씬 낮다”며 “지나친 공포가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 타미플루가 만능치료제? 현재 신종 플루 치료제로는 타미플루와 리렌자가 있다. 감염 초기 48시간 안에 쓰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현재 신종 플루 감염자의 90% 이상은 타미플루 등을 쓸 필요가 없다”며 “평소 건강한 사람은 신종 플루에 걸려도 대부분이 가벼운 증상만 겪은 뒤 일주일 정도면 낫는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감기 증상만 있어도 타미플루 처방을 요구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 약은 일반 감기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감염내과)교수는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신종 플루 바이러스는 다른 종류이기 때문에 감기에는 효과가 없다”며 “유·소아,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이나, 신종 플루 감염 뒤 폐렴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을 때만 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타미플루를 무턱대고 쓰다가는 자칫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내성을 일으켜 정작 써야 할 상황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외국에선 10대 청소년이 이 약을 먹은 뒤 과격한 행동이나 자살 충동이 생겼다는 부작용도 보고된 바 있다.
■ 믿을 것은 예방백신뿐? 정부는 약 1300만명분의 예방백신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모든 국민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예방백신 구하기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신종 플루에 감염돼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나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우선 접종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들이 감염되지 않으면 대유행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건강한 사람들은 신종 플루에 감염돼도 거의 대부분 감기처럼 지나간다”며 “무엇보다도 신종 플루에 감염되지 않도록 평소에 철저한 손 씻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다니지 않기, 기침 예절 잘 지키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종 플루 예방접종을 해도 효과는 3~4주 뒤에 나타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올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맞으면 내년 초에나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개인 위생 수칙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기존의 연구 결과를 보면 예방백신의 예방 효과가 80%를 넘지 않는데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아예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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