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정기 고연전’이 열린 11일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 들머리에서 두 학교 학생들이 신종 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항균 세정제로 손을 씻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미 10대소녀 2명 감염…“과다복용 위험성 보여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치료제로 쓰이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종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 전염된 것으로 보이는 첫 사례를 10일(현지시각) 보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는 보고가 22건 있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사람 대 사람 감염 발생 가능성 보고는 미국 사례가 처음이다.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신종 플루 변종 바이러스는 지난 7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여름캠프에서 같은 방을 썼던 10대 소녀 2명한테서 발견됐다. 감염 경로는 확실하지 않지만 한 소녀에게서 다른 소녀에게 감염됐거나, 제3자로부터 두 소녀에게 옮았을 가능성이 크다. 두 소녀는 여름캠프 참가자 600명과 함께 신종 플루에 감염되기 전 예방 차원에서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타미플루는 예방약으로 효과가 없는데도 여전히 일반인들 사이에선 예방이 된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다행히 두 소녀는 심각한 증상은 보이지 않고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타미플루 과용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지나치게 쓰면 바이러스가 이에 대해 내성을 가지는 변종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곳곳에서 지난해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지는 계절성 독감이 출현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신종 플루 치료제로 쓰이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예방약처럼 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앤 슈챗 박사는 “우리는 항바이러스제가 적절히 쓰이고 있는지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6일까지 전세계에서 신종 플루로 숨진 것으로 확인된 건수만 3205건이라고 밝혔다.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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