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장부전 앓아…감염경로 등 역학조사 나서
태어난 지 2개월 된 아이가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에 감염된 뒤 숨졌다. 국내에서 아이가 신종 플루에 감염돼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 6일 영남지역의 한 의료기관에서 급성심장부전으로 숨진 생후 2개월 여자아이에 대한 신종 플루 검사 결과, 7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대책본부는 이 아이의 사망 원인과 감염 경로 등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아이는 지난달 25일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 뒤, 지난 5일 영남지역에 있는 한 의료기관에서 심장근육에 염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숨진 아이의 주치의가 감염 원인에 대해 여러 검사를 한 결과, 아이가 숨진 다음날 신종 플루로 확진돼 항바이러스제 투약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지금까지는 신종 플루 바이러스 외에 다른 병원체를 발견하지 못한 점에 비춰, 이 아이의 사망이 신종 플루와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나, 자세한 것은 역학조사가 마무리돼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본부는 생후 59개월 이하(만 5살 미만)의 영·유아는 신종 플루뿐 아니라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의 고위험군에 속한다며, 보호자들은 이들에게서 발열·기침 등 급성호흡기질환(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 보호자들은 아이들을 만지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되도록 데려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만 1살 이하의 아이 역시 신종 플루가 의심될 때에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먹일 수 있는 만큼, 의료기관의 처방에 따라 생후 개월 수에 맞는 양을 투약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도권에 사는 64살 남성 폐암 환자 한 명도 신종 플루에 감염된 뒤 지난 10일 숨졌다. 이 남성은 지난 7일 기침·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이틀 뒤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 역시 폐암을 앓고 있어 신종 플루 고위험군에 해당되며, 사망 원인은 신종 플루 감염에 따른 호흡부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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