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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정부지침-의료현장 ‘엇박자’…국민들 혼란 키운다

등록 2009-10-30 09:34

신종 플루 확진환자가 발생해 임시휴업을 했던 경남 김해 구산동 김해서중학교에서 29일 오전 교사들이 교실을 정리하고 있다. 김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신종 플루 확진환자가 발생해 임시휴업을 했던 경남 김해 구산동 김해서중학교에서 29일 오전 교사들이 교실을 정리하고 있다. 김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책본부 “신종플루 의심되면 검사 말고 처방”
의사들 “부작용 있는데 어떻게 진단 없이 하나”
환자들, 비싼돈 들여 검사·처방 동시 받는 경우도
김아무개(36·서울 구로구)씨는 29일 불안한 마음으로 근처 병원을 찾았다. 전날부터 기침·콧물·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에 걸린 게 아닌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의사는 신종 플루가 의심된다며, 마침 간이검사인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으니 받아보라고 했다. 김씨는 언론을 통해 간이 또는 확진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지만, 의사가 필요하다고 해 검사를 했다. 검사비로 3만원가량을 내고, 항바이러스제도 처방받았다. 그는 “병원에서 나온 뒤에야 주변 사람들에게서 신속항원검사가 정확한 검사가 아니고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정확하지도 않은 검사를 왜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중학생인 아들이 감기 증상을 보여 함께 병원을 찾은 이아무개(46·서울 도봉구)씨는 “병원에서 확진 검사를 하면서 5일 뒤에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뒤에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해줬다”며 “약을 다 먹을 때 나오는 검사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신종 플루가 의심되면 신속항원검사나 확진검사를 하지 말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도록 의료진에게 권고했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이런 권고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정확하지도 않다는 신종 플루 검사를 받았다고 항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치료 거점병원에서도 확진검사를 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진단 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항바이러스제의 경우 부작용도 있는데 진단도 없이 처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검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기 고양시의 한 내과 전문의는 “신종 플루에 감염됐다고 해도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감염이 의심된다고 해서 항바이러스제를 무조건 투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또 학교나 직장에서 감염 확인이 필요하다고 하니 신속항원검사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의 신종 플루관련 지침이나 권고가 일선 의료현장과 겉돌면서 결국 환자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의료계에 전달하는 신종 플루 진료 지침이 명확하지 않고 이마저도 의료진들이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이 진료비뿐만 아니라 정부가 필요없다고 말하는 검사 비용마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대한개원의협의회, 내과개원의협의회 등 6개 의료단체와 간담회를 열어, 일선 의료현장에서 신종 플루가 의심될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처방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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