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심각’ 격상]
신종 플루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학원, 어린이집, 여행업계 등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도봉구의 ㅊ학원에는 2주 전부터 20~30%의 학생들이 결석하고 있다. 학원장 ㅅ아무개씨는 “학생들에게 열이 나면 학원을 쉬라고 권장하고 있는데, 주변 학교에서 휴교까지 하면서 수강생 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9월의 학원 분야의 부가가치 생산은 1년 전에 견줘 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대비 학원 분야 서비스 생산 비율은 신종 플루가 ‘경계’ 단계로 들어선 7월에 -2.6%, 8월에는 -2.1%를 기록했다.
어린이집도 신종 플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서울 서초동의 ㅅ어린이집에는 3일 2~5살 어린이 16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의 어린이만 나왔다. 어린이집 쪽은 “어린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님들의 걱정이 커서 어린이집에 나오는 비율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용산구의 ㄷ어린이집에선 19명 가운데 3명이 나오지 않았다.
여행업계의 타격도 크다. 임재철 관광협회 홍보실장은 “신종 플루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나서 외국관광이 얼어붙었다”며 “오래 전 예약을 해서 취소할 수 없는 경우를 뺀 대부분의 관광은 취소되고, 새 예약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여행업 서비스 생산은 올 상반기 원화 약세와 금융위기 등으로 침체를 겪은 뒤 지난 7월에는 1년 전에 견줘 -22.5%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9월에는 -31.8%로 다시 나빠지는 추세다.
반면 병원을 찾는 발길은 잦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보건 분야 서비스 생산은 지난 5월 1년 전에 견줘 8.0%가 증가한 뒤, 6월(9.2%)과 7월(9.5%)에도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8월(9.9%)과 9월(11.7%)에도 오름세가 계속됐다. 경기 분당 네이브키즈 소아과병원의 이주연 간호실장은 “요즘이 환절기라 원래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지만 지난해와 비교해도 요즈음 방문 비율이 50% 정도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