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신종플루에 통합 대처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항체 생성, 1번으론 부족
국내 사망 45명으로 늘어
국내 사망 45명으로 늘어
만 9살 이상~18살 미만 소아·청소년은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예방접종을 한 번만 해도 면역력을 충분히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만 3살 이상~9살 미만은 한 번 접종으로는 충분한 면역력이 생기지 않아 두 번 접종을 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4일, 소아와 청소년 248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하순부터 6주 동안 신종 플루 예방접종 임상시험을 한 결과, 만 9살 이상~18살 미만은 한 번 접종만으로도 신종 플루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생성률이 82.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항체 생성률이 70%를 넘으면 백신 효과에 대한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만 3살 이상~9살 미만은 한 번 접종에서 항체 생성률이 38.6%로 나타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식약청은 이 나이대의 아이들은 접종을 두 번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백신을 허가했다. 이는 미국 등의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인데, 미국의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1차 접종에서 항체 생성률이 25%가량이었지만, 2차 접종 뒤에는 거의 100%로 올라갔다.
그러나 생후 6~35개월 영·유아는 한 번 접종으로는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현재 진행중인 두 번 접종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뒤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다.
식약청은 “이런 임상시험 결과로 판단해 볼 때 만 3살~17살에 대해서는 애초 계획대로 오는 11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며 “부작용 조사에서도 중대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만 9살 이상~18살 미만은 지난 9월21일 항체검사를 할 당시 임상시험 참가자의 17.8%가 이미 신종 플루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규 식약청 생물제제과 연구관은 “지난 9월7일 실시한 성인 대상의 검사에서 항체를 가진 비율이 8~9%였던 것과 견주면, 2주 만에 이 비율이 2배가량 높아진 셈”이라며 “지금 항체검사를 하면 훨씬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9월 하순에 전체 학생들 5명 가운데 1명꼴로 신종 플루에 감염돼 항체를 갖게 됐으며, 이후 신종 플루가 급속하게 확산됐기 때문에 항체를 가진 학생 비율이 크게 높아졌을 것이라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3살 남자아이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39살 남성, 53살 남성 등 고위험군 3명이 신종 플루 감염으로 숨져 국내 사망자가 4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3살 남자아이는 뇌의 지주막하 출혈이 관찰돼,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부작용으로 숨졌을 가능성도 있지만 신종 플루로 확진돼 신종 플루 사망자로 분류됐다”고 말했다. 대책본부는 이 밖에도 5명의 신종 플루 관련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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