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48억원→내년 259억원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환자들을 진료하는 지역거점병원으로서 큰 구실을 하는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예산이 지난해에 견줘 40% 넘게 줄어, 보건의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24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보건복지가족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복지부의 내년 예산안에서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등 지역거점공공병원에 대한 지원액은 259억원가량으로, 올해(448억여원)에 견줘 42% 정도 줄었다. 이 예산은 소외된 지역의 환자들을 주로 진료하는 지역거점병원의 노후 시설이나 장비 현대화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복지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의료원 가운데는 아직 승강기가 없는 곳이 있을 정도로 시설이 낙후된 곳이 많은데, 관련 예산이 크게 줄어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의 신종 플루 사망률을 보면 브라질이 10.7%, 영국은 0.2%로 50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그 까닭은 영국의 공공의료 수준이 매우 높은 반면 브라질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건의료노조는 설명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경우 전체 병원 가운데 공공병원의 비율이 평균 80% 정도이고 의료체계가 매우 부실한 미국조차 30%인데, 우리나라는 10% 정도로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공공병원의 최일선이라 할 수 있는 지방의료원 지원 예산을 깎는 것은 서민들의 의료 수준을 크게 후퇴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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