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개연성 있지만 단정은 어려워"
신종인플루엔자A(H1N1) 치료를 받다 숨진 1세 여아에게서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가 발견됨에 따라 이 바이러스가 아이의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숨진 아이는 처음부터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병원에서 아이한테 타미플루를 처방해 치료하는 중에 내성바이러스가 새로 생겼을 두 가지 가능성을 추정해볼 수 있다.
만약 처음부터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라면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았던 사람이 외부에서 내성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첫 사례로 기록될 만큼 사안이 중대해진다.
이 경우 이 아이한테는 리렌자나 페라미비르 등의 항바이러스제가 처방될 수 있지만, 사망한 아이는 타미플루 외의 다른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지 못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리렌자의 경우 7세 이상에만 투여할 수 있게 돼 있어 처방 자체가 불가능해 어쩔 수 없다지만, 생명이 위급할 때 투약할 수 있는 주사형 신종플루 치료제 페라미비르가 전혀 처방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반면 신종플루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타미플루로 치료받는 중에 내성바이러스가 생겼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지금까지 보고된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 발견 사례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체내에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양이 많아 타미플루로 바이러스가 충분히 억제되지 않거나, 예방적 목적으로 타미플루를 소량 처방한 경우 등에 내성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사망한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설만으로 이번 사망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감염시기와 사인을 가려낼 수 없는 정확한 부검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를 사인으로 단정 지을 경우 괜한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진료기록부와 의료진의 소견만으로는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와 호흡부전 등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힘들다"면서 "더욱이 건강상태가 정상인에 비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던 점도 고려한다면 사인을 확정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사망한 아이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려면 부검을 통해 내성바이러스가 언제 감염됐는지 등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이의 사망에 신종플루바이러스와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을 추정해 볼 수는 있지만, 치료과정에서 또 다른 세균 감염 등의 원인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단정지어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하지만,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하기 위해 흡입식 리렌자 대신 정맥에 투여하는 형태의 `리렌자'를 응급의약품으로 수입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김길원 기자 bio@yna.co.kr (서울=연합뉴스)
물론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설만으로 이번 사망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감염시기와 사인을 가려낼 수 없는 정확한 부검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를 사인으로 단정 지을 경우 괜한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진료기록부와 의료진의 소견만으로는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와 호흡부전 등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힘들다"면서 "더욱이 건강상태가 정상인에 비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던 점도 고려한다면 사인을 확정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사망한 아이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려면 부검을 통해 내성바이러스가 언제 감염됐는지 등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이의 사망에 신종플루바이러스와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을 추정해 볼 수는 있지만, 치료과정에서 또 다른 세균 감염 등의 원인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단정지어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하지만, 타미플루 내성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하기 위해 흡입식 리렌자 대신 정맥에 투여하는 형태의 `리렌자'를 응급의약품으로 수입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김길원 기자 bi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