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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심장수술 권위자에 도전한 죄?

등록 2010-01-19 21:05수정 2010-01-20 01:26

건국대병원, ‘새 시술법’ 문제 제기 교수 2명 해임
심장학회 “부작용 논문 이유 징계 비상식적” 비판
국내 심장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흉부외과)의 새 심장수술법에 대해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동료 교수 2명을 병원 쪽이 해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심장학회는 이례적으로 해임 조처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두 교수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심장학회는 건국대병원이 송 교수의 ‘카바 수술’(CARBAR·대동맥판막성형술)의 부작용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유규형·한성우 심장내과 교수를 해임한 것과 관련해 19일 성명을 내어 “건국대가 상식을 벗어난 방법으로 교수들을 봉쇄하는 조처를 내린 것으로,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심장학회는 이어 “새로운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생긴 것에 대해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은 의학자들이 환자의 안전을 위해 하는 보편타당한 노력”이라며 “이런 학문적인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해임 조처를 내린 건국대는 자성과 함께 해임 조처를 하루빨리 취소하고 해당 교수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 수술법을 개발한 송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의 주임 교수를 지낸 뒤 2007년 10월부터 건국대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심장수술 분야에서 국내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송 교수가 개발한 카바 수술은 안전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송 교수 쪽은 이번 수술의 성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견해지만, 일부 흉부외과 교수들은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런 논란 때문에 신약이나 신의료기술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보건의료연구원 등에서 현재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유 교수 등은 송 교수의 수술을 받은 환자 5명한테서 나타난 부작용 9건을 2008년 <유럽흉부외과학회지>에 사례 보고 논문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 가운데 건국대는 지난 15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두 교수에 대한 해임을 전격 결정했고, 두 교수는 18일부터 진료에서 제외됐다. 건국대병원 쪽은 “징계로 해임 결정이 내려졌으며, 병원의 상위 기관인 건국대에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선 동료 교수로서 해임 징계를 받은 두 교수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유 교수 등이 써서 발표한 논문은 허위임을 증명할 수 있으며, 이 건과 더불어 두 교수가 다른 사안으로도 해임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병원에 큰 도움이 되는 의사의 성과에 상처를 내면서 조직의 화합을 깬 것이 징계 사유라는 말을 들었다”며 “환자 안전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징계를 받을 만한 다른 과오를 저지른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 등은 교육과학기술부에 해임이 부당하다며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별도의 행정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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