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변이 발견…“정확도 77%”
100살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에게는 150군데의 공통된 유전적 변이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 분석으로 장수 여부를 예측하고, 장수를 방해하는 유전적 특징을 찾아내 수명 연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토머스 펄스 미국 보스턴의대 교수 연구팀은 1일(현지시각) 과학저널 <사이언스> 발표 논문에서, 100살 이상 장수한 사람들에게서 150군데의 유전적 변이가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95년부터 100살 이상 산 1055명과 그렇지 않은 1267명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했으며, 예측 정확도는 77%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 중 110살 이상 장수자의 40%는 유전적 특징 세 가지를 공통적으로 지닌 점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00살 이상 장수자들이라고 해서 다른 그룹보다 유전적 질병 소인이 적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 것도 중요한 발견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신 장수로 이끄는 유전적 변이가 발병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펄스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연구는 유전적, 생활양식적으로 장수를 결정하는 요소들에 대한 이해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연구팀은 종전 백인들을 상대로 한 연구를 일본인 등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명은 유전자와 관계가 깊다는 기존 연구 성과와 통념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생활습관 등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소들을 무시하는 근거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과학계에서는 유전적 변이와 질병 소인을 더 구체적으로 규명하면 생명 연장과 질병 퇴치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명 예측의 일반화와 이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벌써 나오고 있다. 가령 자신이 100살을 넘겨 살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를 아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부터가 논란거리다. 보험회사나 고용주 등이 제3자의 기대여명을 파악할 경우 차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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