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6500명 조사
자살을 미리 계획하는 사람들은 주로 수면제 등 약을 이용한 반면,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이들은 상대적으로 농약 등 화공약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맹제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와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은 전국 12개 우울증센터에서 우울증 환자를 포함한 18살 이상 성인 남녀 6510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계획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52.2%(중복응답)가 수면제, 진정제 등 약물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농약 등 화공약품을 이용한 경우는 11.6%였다.
반면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이들은 화공약품을 이용한 경우가 34.2%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약물은 36.8%로 조사됐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의 자살 실태를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으로, 세계기준장애학회 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자살을 계획적으로 시도한 이들이 사용한 수단은 약물에 이어 자상(25.5%), 질식(23.7%), 투신(12.1%) 등의 순이었다. 반면에 충동적인 자살 시도는 약물, 화공약품에 이어 자상(31.7%), 교통사고(9.8%) 순이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15.2%는 평생에 한 번 이상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하려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3%였으며,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은 3.2%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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