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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빵·과자 많이 먹다간 ‘대사증후군’ 생겨요

등록 2011-01-24 18:26

서울대병원 박민선 교수팀 분석
“정상체중도 탄수화물 과도하면
고혈압·동맥경화 동시에 발생”
“쌀·현미 등은 영향없다” 이견도
비만이 아닌 정상 몸무게의 여성들 가운데에서도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적고 단백질 섭취가 적정하며 간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이 각종 생활습관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총섭취 영양성분 비율에서 지금보다 탄수화물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하지만 탄수화물 가운데에서도 설탕이나 시럽 등 정제된 탄수화물류가 많이 포함된 것이 문제이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먹는 쌀, 현미 등 곡식류는 대부분 복합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그다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쌀 등 곡식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는 탄수화물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20살 이상 3050명을 대상으로 식사습관과 대사증후군 유병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정상 범위의 몸무게를 가진 여성이라면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낮을수록 대사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상 몸무게라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간식을 먹지 않는 여성에 견줘 탄수화물 비중이 낮은 간식을 자주 할수록, 단백질 섭취가 적정할수록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사증후군은 아직 당뇨는 아니지만 기준치보다 혈당이 높고,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동맥경화 등 여러 생활습관병이 한꺼번에 나타난 상태로, 심장 및 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를 수치로 보면 정상 몸무게인 여성 가운데 전체 섭취 열량에서 탄수화물의 비중이 59.9% 이상인 이들은 그보다 낮게 섭취를 하는 집단에 견줘 대사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2.2배 높았다. 또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73.9% 이상이면 섭취 비중이 59.9% 미만인 집단에 견줘 대사증후군 위험이 2.5배 높아졌다. 현재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총 섭취 열량의 55~70%를 탄수화물로, 7~20%는 단백질, 10~25%는 지방으로 섭취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전통적인 한국식의 경우 총 섭취 열량의 65~70% 정도가 탄수화물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정상 몸무게의 여성이 대사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을 줄이려면 탄수화물 섭취를 더 줄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박 교수는 “정상 몸무게인 여성들도 일부에서 대사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 탄수화물 섭취 비중을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좀더 늘리면 대사증후군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는 총 섭취 열량의 17.1% 이상을 단백질에서 섭취한 여성에서 열량의 12.2%를 단백질로 섭취한 집단보다 대사 증후군 위험이 40% 정도 줄었다. 간식의 경우에도 탄수화물 함량이 많이 들어간 종류를 먹은 이들이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자, 빵, 케이크, 떡, 과일주스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간식을 먹은 이들에게서 낙농제품 등을 먹은 이들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30%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다른 지적들도 있다. 우선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쌀이나 현미는 복합 탄수화물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제가 훨씬 덜하다는 것이다. 강재헌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소장은 “탄수화물도 그 종류를 따져야 한다”며 “설탕, 시럽, 요리당처럼 정제된 당분의 경우 혈당을 올리는 효과가 크고 빠르지만 보통의 한국 식단에서 먹는 밥이나 현미, 잡곡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단순한 예로 과거 20~30년 전만 해도 전체 섭취 열량의 80%가량을 탄수화물에서 섭취했는데도 지금의 65%를 섭취하는 때보다 비만, 대사증후군에 해당되는 인구 비율은 비교할 수 없이 낮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차이는 활동량이나 노인 인구 비중 등의 영향을 빼놓을 수는 없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의 식단을 갑자기 바꿔 밥 등을 적게 먹는다는 것이 보통 사람에게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탄수화물 섭취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당뇨, 고혈압, 각종 심장 및 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설탕 등 정제된 탄수화물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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