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시설·인력 국제 비교
병원수 OECD 평균 2배…고가장비도 월등히 많아
인구 1천명당 의사·간호사는 2명 그쳐 ‘의료질 열악’
인구 1천명당 의사·간호사는 2명 그쳐 ‘의료질 열악’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견줘 병상 수와 고가 의료장비가 월등히 많지만, 의사 등 의료인력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입원을 많이 해 검사를 많이 받으면서도 의료인력의 진료를 받는 시간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0년 말 기준 국내 의료기관 수와 의료인력, 병상 수, 특수·고가 장비 등록 현황을 8일 공개했다.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0만명당 병원 수가 58.5개로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치(2008년)인 31.03개에 견줘 거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입원실 병상 수는 52만8000여개로 최근 10년 동안 79.5%가 증가했으며, 전체 의료기관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2000년 6.26개에서 2010년 10.81개로 72.6%가 늘었다. 의원급을 제외한 병원의 병상 수만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8.95개로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치인 5.34개보다 67%가량 많았다.
등록된 특수·고가 의료장비 수도 크게 늘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인구 100만명당 장비 보유 대수가 시티(CT·컴퓨터단층촬영)는 25.7%, 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영상촬영)는 273%, 펫(PET·양전자단층촬영)은 1만4808% 늘었다.
인구 1000만명당 장비 보유 대수를 오이시디 회원국과 견줘 보면, 시티는 우리나라가 35.66대로 오이시디 평균인 22.97대보다 12대 이상 많고, 엠아르아이와 펫도 각각 9대, 2대가량 많았다.
하지만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력은 우리나라가 오이시디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우리나라가 2.01명인 반면 오이시디 평균은 3.11명이었으며, 특히 간호사 수는 오이시디 평균이 6.74명으로 우리나라(2.37명)의 3배에 가까웠다. 다만 우리나라의 의사·간호사 수 증가율은 오이시디 평균보다 각각 7배, 3배 높아, 가까운 시일 안에 오이시디 평균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보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연구실장은 “결국 우리나라의 환자들은 오이시디 회원국 국민들에 견줘 더 많이 입원해 더 많은 고가의 검사를 받고 있지만, 의사나 간호사에게 진료 및 돌봄을 받는 시간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환자들이 내는 진료비는 많지만 환자의 간병 등을 보호자나 별도의 고용된 인력이 해야 하는 등 병원에서 받는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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