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누리집 접속
결과치 실제보다 7살 많으면
사망위험 확률 1.35배 높아져
중증질환자에게는 맞지 않아
결과치 실제보다 7살 많으면
사망위험 확률 1.35배 높아져
중증질환자에게는 맞지 않아
주민등록의 나이와 우리 몸의 건강 나이(신체 나이)가 다르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주민등록에서 같은 나이라도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균형잡힌 식사, 비흡연 등을 잘 지키는 사람과 이를 챙기지 못하는 사람의 평균 수명 혹은 건강 수명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신체 계측 및 의학적인 검사로 이 건강 나이를 평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이 건강 나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공단)의 인터넷 프로그램이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므로 이를 활용해보는 것이 권장된다. 관련 전문가들은 건강 나이가 주민등록 나이보다 많다면 자신의 건강습관을 돌이켜보고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을 교정해야 건강 수명을 높일 수 있다고 권고한다.
■ 프로그램 정확도 높아 조비룡 서울대병원·김주영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1992년 건강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공무원과 교직원 가운데 남성인 11만6천여명의 신체 계측 및 혈액 검사 소견과 사망 자료를 분석했다. 그 뒤 건강공단의 ‘건강 나이 프로그램’과 비교한 결과 10년 이내의 사망 확률 등 사망 위험도 예측에서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조사 대상의 흡연, 음주, 운동 여부, 비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건강 나이 프로그램에 입력한 뒤 실제 10년 이내의 사망률과 비교했다. 결과는 주민등록 나이보다 건강 나이가 많을수록 10년 이내 사망률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일 정도로 높아졌다. 실제 조사 대상 가운데 전체의 1.6%인 1900명이 검진 뒤 10년 이내에 숨졌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예측돼 나온 10년 이내 사망률과 거의 같았다는 것이다. 즉 비록 주민등록 나이는 45살이지만,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며 혈당이나 혈압이 높다면 건강 나이는 50대로 나올 수 있으며, 사망 위험도 50대와 같아진다는 의미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여성은 빠져 있다. 1992년 당시 건강검진 자료에서 여성의 52%가 20대인데, 이들의 사망 위험은 생활습관병에서 오기보다는 우울증, 자살 등 다른 질환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건강 나이 알아보기 프로그램에서는 한 예로 45살 남성이 담배를 피우면 건강 나이는 3살 많은 48살로 올라간다. 하지만 담배를 끊으면 오히려 2년이 줄어들어 43살로 내려간다. 통계적으로는 건강 나이가 주민등록 나이보다 2~6살 많으면 사망 위험이 1.2배, 7살 이상 많으면 1.35배 높아졌다. 연구팀은 “주민등록 나이보다 건강 나이가 높게 나왔다면 흡연, 음주, 비만, 고혈압, 당뇨 등 건강의 위해 요인을 교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20~74살 누구나 이용 가능 건강 나이 알아보기 프로그램은 건강공단 누리집에서 ‘건강iN’(hi.nhic.or.kr)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다. 누리집에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이면서 1~2년에 한번씩 하는 건강공단의 건강검진을 받은 회원이라면, 이미 신체 계측, 혈압, 혈당 등의 자료가 있으므로 곧바로 건강 나이를 찾아볼 수 있다. 이시무 건강공단 건강관리실 차장은 “건강검진을 받은 뒤 몸무게를 낮췄거나, 금연을 했거나, 혈당 등의 수치를 낮췄다면 이를 반영해 건강나이를 알아볼 수 있다”며 “누리집 가입 회원이 아니라도 수치를 입력해 건강 나이를 측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암 등 중증질환을 앓고 있다면 이 건강 나이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 생활습관보다는 병원에서의 각종 검사 결과가 사망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이 건강 나이 프로그램은 질병을 진단하는 도구는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이 차장은 “평가 결과가 의사 등 의료전문인을 대신해 줄 수 없으므로 질환이 의심된다거나 이상 소견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자료는 통계치이므로 개인의 실제 사망이나 미래의 건강에 대해 예언해주는 것은 아니며, 자신의 현재 건강습관에 대한 평가를 통해 건강관리에 대한 동기를 일으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둬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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