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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암일 수도 있다’ 한마디에…유방암 과잉검진 1300억 추산

등록 2011-05-10 20:10수정 2011-05-10 22:41

한 여성이 유방암 검진을 위해 유방촬영술 시술을 받고 있다. 유방촬영술을 통해 암 소견이 나오더라도 추가 검사에서 암으로 확진되는 비율이 매우 적어, 암 조기 검진의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한 여성이 유방암 검진을 위해 유방촬영술 시술을 받고 있다. 유방촬영술을 통해 암 소견이 나오더라도 추가 검사에서 암으로 확진되는 비율이 매우 적어, 암 조기 검진의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환자 1명 찾는 데 2억 소요
의료진 결과판독 교육 등
비용 적고 효과 큰 방법 필요
미국선 5~10% 정확성 권고
암 검진사업 이대로 괜찮나

암을 일찍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검사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비용에 견줘 효과가 큰 검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암 검진사업 참여 비율
국가 암 검진사업 참여 비율
유방암 예측 정확성 최소 4배 높여야 미국 영상의학회는 검진을 통해 1000명에게서 유방암이 의심된다고 나왔다면, 이 가운데 50~100명은 최종 확진 검사에서도 암 판정을 받을 정도로 정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우리나라는 유방암 발생 비율이 미국의 절반가량이므로, 대략 1000명 가운데 25~50명은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의심 환자 1000명 가운데 6.4명 정도만 실제 암으로 확진되고 있으므로, 검진의 정확성을 4~8배가량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검진의 정확성이 낮으면 그만큼 환자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순영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해 나온 ‘국가 암 검진사업의 평가와 발전방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의 데이터로 추정해 보면 2002~2006년 국가 암 검진사업을 통해 검진을 받은 이들 가운데 35만9000명가량이 유방암이 아닌데도 유방암이 의심된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며 “이들 모두가 확진을 위해 15만원가량 들어가는 초음파 검사를 받고, 평균 비용이 100만원인 맘모톰(유방 조직 검사)을 20%가 받았다고 가정하면 국가적으로 1300억원이 불필요하게 쓰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결국 검진의 정확성이 낮은 현재의 국가 암 검진사업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받으라고 조장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비용 대비 효과 큰 검진 방법 필요 박은철 연세대 의대 교수팀이 ‘2009년 국가 암 검진사업’의 검진 비용을 포함해 추가 검사 비용 및 노동력 손실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유방암 환자 1명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지출한 돈은 1억9212만원으로 집계됐다. 박 교수는 “일본,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위암이나 자궁경부암은 발견 비용이 오히려 덜 들거나 거의 같지만, 유방암은 크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학희 울산대 의대 영상의학과 교수는 “비록 효과가 다른 암에 견줘 떨어지지만 유방암 발생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유방암 검진은 필요하다”며 “유방촬영술의 결과를 잘 판독할 수 있도록 의료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추가 초음파 검사와 함께 맘모톰의 질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암도 마찬가지다. 김영식 울산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장조영술이나 대장조영술의 경우 방사선 노출량이 단순 가슴촬영보다 6~8배로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로 대체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며, 간암은 검진보다는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 연속적인 진료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의료계 한쪽에서는, 현행 국가 암 검진사업처럼 일정한 나이가 되면 정해진 검진을 받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흡연·음주 여부, 비만 정도, 가족력, 과거 질병력 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의사 등의 조언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검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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