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 입원한 임산부…결핵 진단뒤 뇌출혈
다른 환자 7명중 6명도 임산부…2명 상태 악화
질병관리본부 “원인 규명에 몇주이상 걸릴듯”
다른 환자 7명중 6명도 임산부…2명 상태 악화
질병관리본부 “원인 규명에 몇주이상 걸릴듯”
호흡기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뒤 기존의 질병 진행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온 환자들 가운데 1명이 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 등과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나 기존의 질병 진행과는 달리 폐 섬유화 등이 나타난 8명의 환자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1명이 뇌출혈 증상으로 10일 오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7명의 출산 전후 여성을 포함해 8명의 환자가 각기 다른 지역의 병원에서 옮겨졌기 때문에 집단 감염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일부 확인된 바이러스가 잘 알려진 호흡기 바이러스지만 질병 진행 양상이 달라 원인 규명에는 몇 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숨진 이는 7명의 출산 전후 여성 가운데 1명으로, 감기 증상으로 지난달 8일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결핵으로 진단됐다. 하지만 약을 먹은 뒤에도 증상이 악화되자 사흘 뒤에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후 폐 조직의 섬유화가 진행됐으며 결국 입원 한달 만에 숨졌다. 한편 나머지 환자 7명 가운데 1명은 지난 4일 완치돼 퇴원했고, 2명은 상태가 좋아져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4명 가운데 2명은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폐 질환의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이전에도 소아나 성인 등에서 종종 보고된 바 있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8명 가운데 1명도 40대 남성”이라며 “해당 병원 의료진과 함께 원인 바이러스 규명을 위해 검사중”이라고 밝혔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해당 병원과 질병관리본부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된 2건의 경우 감기 등의 흔한 원인인 아데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로 나왔다”며 “하지만 환자의 증상이 보통과는 다르다는 의료진의 지적에 따라 유전자 검사 및 동물 실험 등으로 정체를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 센터장은 “환자들에게서 얻은 검체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 결과는 12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유전자 검사는 8주 이상 걸리고, 동물 실험은 더 오래 걸리는 만큼,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1000명의 산모 가운데 1.5명 정도에서 폐렴이 생기는데, 그 가운데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비율이 30%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폐렴 환자 보고에서 폐렴이 급증하고 있지는 않고, 특히 폐 질환이 산모들에게만 한정돼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임산부들이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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