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년 만성질환 입원 증가율
만성질환 놓고 ‘일회성 진료’
병원 수익겨냥 입원 부추겨
병원 수익겨냥 입원 부추겨
입원율 OECD 평균의 2배 이상
운동·식이요법 치료 가능해도
환자 지속관리 의료체계 미흡 당뇨나 고혈압은 평소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병으로 큰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1차의료 지표 비교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2008년 당뇨가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입원한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104명으로, 2005년의 51명에 견줘 두배도 넘게 증가했다. 1년에 평균 27%씩 늘어난 셈이다. 특히 당뇨 탓에 합병증이 발생해 다리를 자르려고 입원한 비율은 같은 기간 32.3%나 증가했다. 가장 흔한 만성질환 가운데 하나인 고혈압으로 입원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4.3%가량 늘어났다. 1차의료 지표는 고혈압, 당뇨, 천식 등이 평소 생활 속에서 운동, 식사조절, 약물요법 등으로 꾸준히 관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책임지는 1차의료가 적절한지를 평가하는 국제적인 지표다. 김선민 심평원 오이시디 프로젝트 지원단장은 “암이나 심근경색 치료 지표는 계속 나아지고 있는데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입원율이 높아지는 것은 1차의료 등 보건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오이시디 회원국과의 비교에서는 특히 고혈압이나 천식 등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고혈압의 경우 우리나라는 2008년에 인구 10만명당 211명이 입원했으나, 오이시디 회원국은 평균 84명이 입원해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천식 역시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110명이 입원해 오이시디 평균인 51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다만 당뇨 합병증에 따른 입원 비율은 오이시디 평균보다 낮았다. 이런 병의 입원 비율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데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들이 병상 수를 늘려 입원을 많이 시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을 찾은 니크 클라징아 오이시디 보건의료 질 지표 산출사업 총책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처럼 의료의 질이 높은 나라에서 당뇨나 고혈압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며 “일상생활 속에서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도록 돕는 것으로는 의사들이 수익을 낼 수 없고 입원을 많이 시켜야 수익이 커지는 행위별수가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급성질환이 많았을 때에는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문제가 없었지만, 만성질환이 대세인 지금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선진국에서는 포괄수가제 도입을 통해 의사와 환자의 행태를 ‘지속적인 관리’ 쪽으로 바꾸고, 의료기관의 질을 평가해 공개하는 정책 등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운동·식이요법 치료 가능해도
환자 지속관리 의료체계 미흡 당뇨나 고혈압은 평소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병으로 큰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1차의료 지표 비교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2008년 당뇨가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입원한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104명으로, 2005년의 51명에 견줘 두배도 넘게 증가했다. 1년에 평균 27%씩 늘어난 셈이다. 특히 당뇨 탓에 합병증이 발생해 다리를 자르려고 입원한 비율은 같은 기간 32.3%나 증가했다. 가장 흔한 만성질환 가운데 하나인 고혈압으로 입원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4.3%가량 늘어났다. 1차의료 지표는 고혈압, 당뇨, 천식 등이 평소 생활 속에서 운동, 식사조절, 약물요법 등으로 꾸준히 관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책임지는 1차의료가 적절한지를 평가하는 국제적인 지표다. 김선민 심평원 오이시디 프로젝트 지원단장은 “암이나 심근경색 치료 지표는 계속 나아지고 있는데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입원율이 높아지는 것은 1차의료 등 보건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오이시디 회원국과의 비교에서는 특히 고혈압이나 천식 등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고혈압의 경우 우리나라는 2008년에 인구 10만명당 211명이 입원했으나, 오이시디 회원국은 평균 84명이 입원해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천식 역시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110명이 입원해 오이시디 평균인 51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다만 당뇨 합병증에 따른 입원 비율은 오이시디 평균보다 낮았다. 이런 병의 입원 비율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데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들이 병상 수를 늘려 입원을 많이 시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을 찾은 니크 클라징아 오이시디 보건의료 질 지표 산출사업 총책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처럼 의료의 질이 높은 나라에서 당뇨나 고혈압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며 “일상생활 속에서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도록 돕는 것으로는 의사들이 수익을 낼 수 없고 입원을 많이 시켜야 수익이 커지는 행위별수가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급성질환이 많았을 때에는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문제가 없었지만, 만성질환이 대세인 지금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선진국에서는 포괄수가제 도입을 통해 의사와 환자의 행태를 ‘지속적인 관리’ 쪽으로 바꾸고, 의료기관의 질을 평가해 공개하는 정책 등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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