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심근경색약 다음주 승인…기존약보다 효과 좋을지 논란
다음주 중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체줄기세포로 만든 치료제가 우리나라에서 품목 허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치료제의 치료 효과가 그리 크지 않고 기존 치료법과 견줘도 효과가 더 나은지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없는 만큼, 환자들이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우리나라 제약업체 에프씨비파미셀이 만든 급성심근경색치료제 ‘하티셀그램-에이엠아이(AMI)’가 품목 허가 심사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다음주 중에 내부 절차를 거쳐 품목 허가를 승인할 예정이다.
이 치료제는 그동안 윤리적으로나 의학적으로 논란이 많았던 배아줄기세포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연구한 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성체줄기세포로 만들어, 적어도 윤리적인 논란은 거의 없다. 성체줄기세포는 탯줄이나 자신의 골수 등에서 뽑아내 배양한다. 식약청은 “세계적으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만들어 임상에 활용하기 위한 허가단계에 있는 품목은 27개이고 국내에서는 이번에 허가 심사를 통과한 제품 외에도 품목 허가 신청을 내놓은 제품이 1개 더 있다”며 “이번에 국내 제품이 처음으로 허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국내에서만 1년에 7만명가량의 심근경색 환자가 생기는데 이들에게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도 “기존 치료방법과의 비교 임상시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얼마나 쓰일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라고는 하지만, 이 치료제의 효능을 두고는 논란이 있다. 우선 제약업체 쪽은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이 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사람들에 견줘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피를 내보내는 능력이 5% 이상 좋아졌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이 치료제는 심근경색 환자 중에서 막힌 관상동맥을 뚫는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세계 최초라고 해도 기존의 약물 요법 등에 견줘 더 효과가 좋은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환자들이 무턱대고 이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병원의 심장내과 교수는 “치료제의 효능을 알아보는 임상시험에서 심장 초음파 등으로 심장 기능이 좋아졌는지를 평가한 것으로 아는데, 사실 이 측정 방법은 같은 환자라도 측정한 전문가들마다 수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어 논란이 많은 방법”이라며 “5% 향상이라면 오차 범위에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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