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MRI 등 노후율 37.7%
검사품질 떨어져 오진 우려
검사품질 떨어져 오진 우려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 장비 10개 가운데 6개 가량은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얼마나 사용했는지도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의료 장비의 질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아 진단이 잘못내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가 최근 보건의료미래위원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2009년 기준 의료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의료 장비는 68만5천여개이며 이 가운데 40만여건(62%)이 제조 시기나 사용한 기간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이 값이 싼 중고 의료장비를 구입하면서 제조 시기 등을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전체 의료장비 가운데 18%는 사용한 지 5년 미만으로 나타났고, 5~10년은 14.5%, 10~20년은 5.2%로 조사됐다. 특히 시티(컴퓨터단층촬영ㆍCT)나 엠아르아이 등 특수의료장비는 사용한 지 10년 이상이 됐거나 제조시기 자체를 알 수 없는 장비의 비율이 37.7%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단 및 검사 장치 가운데 노후된 제품은 검사의 품질이 떨어져 잘못된 진단이 나올 수 있고,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찾아 또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실제 2005~09년 5년 동안 고가의 의료 장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금액의 증가율이 한해 평균 24.4%에 달했던 것도 재검사 등이 많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자료에서도 시티 촬영 뒤 30일 이내에 같은 질병으로 다른 병원을 찾아 다시 시티 검사를 받은 비율은 21.7%에 달했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개별 의료장비의 이력관리 체계를 구축하면서 질 관리를 해 나갈 방침이다. 또 펫(PET)이나 혈관조영장비, 체외충격파쇄석기 등과 같은 특수의료장비도 관리 대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검사도 3년 단위에서 오래된 장비일수록 품질 검사를 자주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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