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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건강한 ‘건강검진’의 조건

등록 2011-09-05 19:49

김양중의 건강수첩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시내 9개 주요 대학병원의 건강검진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등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내용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 헬스케어 강남센터의 종합건강검진 상품이 가장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검진 상품이 다양하고, 항목 선택이 용이하다는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서울대 헬스케어 강남센터는 가격이 적정하고 의료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소비자원은 병원들이 검진 병동을 새로 짓거나 개선해 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원의 특성상 검진 상품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했겠지만, 사실 검진 상품과 관련해 더 중요한 정보는 적정한 검진 항목으로 검사했는지에 대한 평가다. 또 검진 결과가 정확한지, 조기검진으로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꼭 필요하다.

검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몇몇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해당 인구 집단에서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질환에 대한 검진이어야 하고, 병의 초기에 발견한 뒤 적절한 치료 방법이 있어 실제로 조기 발견에 따른 생명 연장 효과가 있어야 하며, 검진 과정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꼭 포함되는 조건 하나는 바로 가격인데, 가격이 너무 높아 실제 질병 위험이 높은데도 경제적인 부담으로 검진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소비자원의 조사결과처럼 병원들이 값비싼 건강검진 항목을 많이 넣어 검진비가 매우 높다면, 실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저소득층보다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검진을 받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형 병원의 건강검진 항목이 적절한지에 대한 평가는 관련 학회에서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학회의 평가 결과는 세계적인 검진 권고안보다 과잉 검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컴퓨터단층촬영(CT), 각종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자기공명 혈관촬영술(MRA),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 등 매우 값비싼 검사다. 또 아직 검진 항목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각종 종양 표지자도 포함돼 있었다. 사실 이런 고가의 검사들은 어떤 증상이 있어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특정 질환이 의심될 때 확진을 위해 하거나 치료 뒤 경과 등을 관찰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시티나 피이티 등은 방사선 노출량이 매우 높아 불필요하게 검진을 자주 받다가는 오히려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시티의 경우 가슴 부위를 찍으면 한 번에 7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이는 연간 방사선량 허용 권고치(1mSv)의 7배에 이르는 수치다. 여러 연구 결과, 1만명이 1mSv 이상의 방사선을 쬐면 1명 정도가 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시티를 포함해 방사선 검사를 무턱대고 받아서는 곤란하다.

소비자들은 이런 내용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경제적인 수준이나 병원 명성 등에 따라 병원의 검진 상품을 선택하기 쉬운데,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검진 항목의 적절성에 대한 신뢰성 있는 기관의 평가가 꼭 필요하다.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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