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발병 위험 낮추려면
암검진율은 일반인과 같은 30%대
정기검진으로 발견때 대부분 완치
짠 음식 피하는 식단 개선도 필요
암검진율은 일반인과 같은 30%대
정기검진으로 발견때 대부분 완치
짠 음식 피하는 식단 개선도 필요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어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가운데 정기적인 위암 검진을 받는 사람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위암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3배가량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전문의들은 2년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도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또 짜지 않게 먹고, 채소나 과일을 즐겨 먹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한다.
■ 위암 가족력 있어도 정기검진 받는 비율은 39% 조비룡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팀은 위암 가족력이 있는 261명과 가족력이 없는 454명을 대상으로 위암 정기검진 및 위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실천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우리나라 전국 규모의 건강 및 질병 분야에서 통계적 의미가 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선정했으며,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가 있는 <세계소화기학회지>에 관련 논문이 실렸다.
연구 결과를 보면 위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정기적인 위암 검진을 하고 있는 비율은 39%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암 가족력이 없는 일반인의 검진율 32%보다는 조금 높지만, 위암 가족력이 있을 때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3배나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큰 차이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위암에 걸린 가족이 있어도 위암 가능성을 높이는 식사 습관 등을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가족력이 있어도 95%가량이 권고량보다 짜게 먹어 나트륨을 과다하게 섭취하고 있었고, 85% 정도는 채소나 과일을 적게 먹어 식이섬유의 섭취도 부족했다. 조 교수는 “위암은 짜지 않게 먹고, 채소와 과일 등을 통해 비타민C와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며, 금연 등을 하면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며 “보통 사람들도 40살 이상에서는 2년마다 정기적으로 위장내시경 또는 위장관조영술 등과 같은 검사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한 뒤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이나 소화 장애 등이 나타나면서 별다른 이유 없이 몸무게가 줄면 이보다 이른 나이에도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조 교수는 “많은 위암 환자의 가족들이 위암 예방 행동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예방 행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런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체계적인 가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여전히 1위인 위암, 1기에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 2009년에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를 보면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는 16만1920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위암은 2만5915건(전체 암 발생의 16.0%)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사망률은 암 사망자 가운데 위암이 16.4%로 폐암(21.4%)과 간암(16.6%)보다는 낮다. 이는 조기 검진으로 위암이 초기에 발견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암은 1996년에 견줘 10년 동안 사망률이 가장 많이 감소한 암으로도 꼽힌다.
위암이 많이 진행돼 발견됐을 때에는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을 하기도 하지만 위암의 주된 치료법은 수술이다. 양한광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위암 1기에 발견되면 90% 이상이 5년 이상을 생존해 사실상 완치된다”며 “2기는 70~80%, 3기는 25~60%의 5년 이상 생존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4기에 발견되면 5년 이상 생존율은 10% 이하로 떨어진다.
또 위암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위암에 걸리면 윗배가 불편하거나 간혹 통증이 느껴지는데, 위염 등과 잘 구별이 안 된다. 양 교수는 “배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위장 출혈로 혈변 또는 짜장변 등을 보거나 빈혈이 생겨 위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이처럼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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