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첫 비교 공개
2008년 중증질환자 분석
서울아산·건국대 등은 낮아
2008년 중증질환자 분석
서울아산·건국대 등은 낮아
암이나 심장병 등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병에 걸렸을 때 어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는 환자 및 그 보호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전에도 의료인력, 시설, 장비 등 의료자원과 일부 의료 서비스의 질을 평가한 자료는 나온 적이 있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실제로 각 질병에 대해 병원마다의 치료 성공률(또는 사망률)을 비교한 자료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9일 <한겨레21>이 공개한 전국 상급종합병원 및 주요 종합병원의 ‘의료기관별 중증도 보정 사망비’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는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각 병원의 진료 자료를 심사하고 평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외부 연구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내용으로 <한겨레21>이 단독 입수했다.
연구팀은 2008년 한해 동안 각종 암, 심장병 등 주요 사망원인의 80%에 해당되는 질병으로 상급종합병원 등에 입원했다가 퇴원했거나 사망한 환자들을 분석했다. 같은 질환이라도 각 병원을 찾은 환자의 나이, 성별, 병의 진행 상태, 다른 질환 여부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계적 기법으로 보정해 비교했다.
그 결과 평가 대상 의료기관의 24%가 주요 중증 질환의 사망비가 평균보다 낮은 성적 상위권으로 평가됐는데, 주요 상급종합병원 가운데에는 강동성심병원, 경북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단국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순천향의대천안병원 을지대학병원, 인하대병원,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등이 이에 속했다.
또 2008년 당시 종합병원 가운데 상위로 평가된 곳은 건국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순천성가롤로병원, 울산대병원 등 4곳이었다. 전체의 중위 수준인 것으로 드러난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 중앙대용산병원 등이었다.
그동안 병원 규모가 크고 우수한 의료진이 많은 것으로 평가돼 이른바 ‘빅 5’로 불렀던 병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은 중위권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이번 평가 방식 및 결과는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봐도 뒤지지 않는 신뢰성이 있는 것”이라며 “다만 의무기록이 충실하지 않아 상당수 암 환자가 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는 점은 한계”라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좀더 안정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2~3년 동안의 진료 성적을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