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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보약 지어달라” “안드셔도 됩니다”
환자가 떼 써도 과잉처방 ‘손사래’

등록 2011-10-10 21:17

지역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서울의료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네 한의원’에서 지난달 29일 김현경 원장이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역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서울의료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네 한의원’에서 지난달 29일 김현경 원장이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름값 하는 생협 한의원 가보니
환자 가운데 절반은 조합원
보건강좌·지역기여 활동도
“환자가 보약을 지어달라고 떼를 써도 진맥을 짚어보고 필요 없으면 지어주질 않아요. 참 이상한 한의원이죠?”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네 한의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박미호(43)씨가 대뜸 말했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해 매일같이 한의원에서 침뜸시술을 받아왔다는 박씨는 2005년부터 이곳의 단골이 되었다. 그는 “환자에게 진짜 필요한 진료만 제공하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우리네 한의원 10여개 치료실은 지난달 30일 환자들로 북적댔다. 한의사는 두 명인데, 치료실마다 침과 뜸을 시술받는 환자들이 누워 있었다. 환자 가운데 절반 남짓은 이 병원에 출자한 조합원들이다. 내년이면 개원 10년을 맞는 우리네 한의원은 서울의료생활협동조합이 만든 생협 병원이다.

이 한의원을 알게 된 박씨는 생활협동조합 활동에 푹 빠졌다. 도자기 만들기, 걷기, 등산, 요가 등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소모임에 빠지지 않는다. 지난달부터는 이 한의원 이용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이나 불만 등을 모니터링하는 일도 시작했다. 그는 “조합에 가입한 뒤 단순히 병원을 이용하는 데서 나아가, 나도 적극적으로 병원을 만들어가는 데 참여한다는 마음으로 뛴다”고 말했다.

서울의료생협 병원의 조합원은 2000여가구다. 소문이 나면서 조합원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엔 496가구가 조합에 가입했다. 장남희 서울의료생협 상임이사는 “조합은 병원 운영뿐 아니라, 다른 생활협동조합과의 연계 활동,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활동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열두 차례나 거리에 나가 노숙인들의 건강 상태를 진단했다. 다달이 보건 강좌를 열고 건강마을 만들기 한마당 같은 동네 축제도 열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우리네 한의원에서 6년 동안 진료해온 김현경 원장은 “환자들의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듣다보면 조합원들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며 “환자들과 밀착해 진료할 수 있고, 또 매출액으로 의료인에게 압박을 준다는 대형 프랜차이즈 병원 같은 시스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생협 병원에서 일하는 맛”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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