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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에이즈 감염인 차별 말고 치료해줘야

등록 2011-12-05 20:27

김양중의 건강수첩
지난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자 에이치아이브이(HIV)/에이즈(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이었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을 차별하지 말고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제대로 치료받을 기회를 주자는 행사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열렸다. 앞서 우리나라 정부도 유엔의 관련 회의에서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어떤 차별과 낙인도 없는 환경을 만들고, 에이즈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또 이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며, 사회적인 지원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도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부터가 잘못된 것이 많다. 에이즈는 동성애자(성적 소수자)만의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1985~2010년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 가운데 감염경로가 밝혀진 이들은 6213명인데, 이들의 약 60%가 이성간 성관계에 의해 감염된 경우다. 동성간 성관계에 의한 감염은 전체의 39%로 집계됐다. 이성간 성관계가 훨씬 많다는 말이다. 에이즈 발견 초기에 이 질병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동성애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마치 이들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불치병이어서 감염되면 금방 죽는다는 인식도 사실과 다르다. 25년 동안 7656명의 감염인이 생겼는데, 현재 생존자가 6292명으로 전체의 82.2%를 차지한다. 10명의 감염자 가운데 8명이 생존해 있다는 말이다. 감염 뒤 10년 이상 살아 있는 비율은 약 60%, 20년 이상 생존해 있는 비율은 35%이다. 1985년 감염이 확인된 뒤 26년째 살아가는 이도 있다. 관련 전문의들은 1990년대 에이즈 치료제들이 많이 나오면서 지금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감염병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만성질환으로 판단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이즈에 감염된 이들과 일상적인 신체 접촉만 해도 감염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더러 있는데, 손을 잡거나 같이 운동하거나 같이 식사를 해도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는다. 같이 학교나 직장을 다녀도 일상적인 행동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에이즈에 감염된 이들과 성관계를 가지면 바로 에이즈에 감염될까? 물론 가능하기는 하다. 다만 한 번 성관계로 에이즈에 감염될 가능성은 0.1~1%로 매우 낮다.

그렇지만 여전히 에이즈 감염인들은 차별받고 있다. 아니 마치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들인 것처럼 낙인찍혀 있다. 지난 2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특수 장갑이 없다고 에이즈 감염인의 수술을 거부했고, 지난 3월 대구에서는 응급구조대가 피를 토하는 에이즈 감염인의 이송을 지연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이주민이나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에이즈 검사를 강제로 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한 인권운동가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기고한 글에서 ‘동성애자이면서 에이즈 감염인’이더라도 이를 숨길 필요가 없고 필요하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면 어떤 질환에 걸렸더라도 어떤 성적 취향을 가졌더라도 차별받거나 낙인찍히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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