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장폐색증 7살 아이 `건강 호전’
위장, 췌장, 소장 등 소화기 계통 7개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성공했다.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 교수팀은 만성장폐색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7살 아이에게 지난해 10월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간, 췌장, 소장, 위장, 십이지장, 대장, 비장 등 7개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장기 이식을 받은 아이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 곧 퇴원할 예정이라고 병원 쪽은 설명했다.
만성장폐색증후군은 장의 운동이 없어 음식을 먹어도 대부분 토하게 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영양분을 흡수하기 어려워 결국 정맥주사 등으로 영양보충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환자가 10명 안팎일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다. 장기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수술을 받은 아이는 4살이 되기도 전에 위장이 꼬여 이를 원 위치로 복귀시키는 수술을 받았고, 장의 운동이 없어 대변을 보지 못해 대장 쪽에도 수술을 받았다. 또 음식물을 먹을 수 없어 영양주사로 겨우 목숨을 유지해왔다. 이 과정에서 소화기 계통의 기능이 대부분 사라지고, 간까지 손상될 정도로 악화됐다.
이에 김 교수팀은 2009년부터 국립장기이식센터에 장기 기증을 요청했다. 김 교수는 “소아의 장기 이식은 혈액형, 장기의 크기 등의 문제로 성인의 장기 이식 수술보다 훨씬 어렵고 성공할 확률이 낮다”며 “이 아이의 경우 장기를 기증한 소아 뇌사자와 많은 부분이 적합해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3개 이상의 복강 내 동시 장기 이식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수술을 받은 아이는 4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호흡했으며, 한 달 뒤에는 6년 넘게 맞아온 영양주사를 끊고 식사로만 영양 섭취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회복이 빨라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병원 쪽은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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