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6조2천억…OECD 평균증가율 추월
노인 진료비는 4배 늘어 전체 3분의 1 차지
고령화·불필요한 입원 등 과잉진료가 원인
노인 진료비는 4배 늘어 전체 3분의 1 차지
고령화·불필요한 입원 등 과잉진료가 원인
최근 10년간 건강보험에서 부담한 총진료비가 2.5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펴낸 ‘2011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지난해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약 46조2천억원으로 10년 전인 2002년의 약 18조8천억원에 견줘 약 2.5배로 늘었다. 이는 매년 약 12%씩 증가한 것으로, 1997~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의료비 평균 증가율인 7%보다 훨씬 높다.
건강보험 총진료비가 이처럼 불어난 것은, 노인 인구의 비중이 가파르게 커진데다 의료비 증가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노인 진료비는 2011년 약 15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3조8천억원보다 4배 커진 것으로, 전체 진료비 증가폭보다 매우 크다. 또 노인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3.3%로, 2002년의 20.1%에 견줘 13%포인트 이상 커졌다. 건강보험 가입자 1인당 한달 평균 진료비를 봐도, 65살 미만은 5만8927원인데 비해 65살 이상은 24만7166원으로 4배 이상 높았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노인 진료비는 지난 10년간 해마다 평균 16.9%씩 늘어나 전체 진료비 증가폭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노인의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을 감안하면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인구의 비중 증가와 함께 건강보험 총진료비의 가파른 증가를 불러온 또다른 이유로는 의료기관들의 진료량 증대가 꼽힌다. 특히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장치가 없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상호 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 정책실장은 “장기요양병상을 제외하고 질병 치료에 이용되는 병상 수는 2007년 기준으로 인구 1천명당 7.1병상으로 오이시디 평균인 3.8병상에 견줘 2배에 가깝다”며 “우리나라보다 인구 노령화가 더 심한 나라들보다 병상 수가 많다는 것은 불필요한 입원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가 11.8회로 오이시디 평균인 6.8회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병상 수의 증가나 엠아르아이(MRI), 시티(CT) 등 각종 고가 장비 도입 등으로 진료비가 계속 오르는 데도 정부가 이를 깎는 정책을 도입하지 않고 있거나, 도입하더라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해 효과를 내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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