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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주민 건강관리 지킴이 병원 ‘날아라, 보라매’

등록 2012-07-16 19:55

웃음 강좌에 참석한 이들이 강사를 따라서 웃음율동을 배우고 있다
웃음 강좌에 참석한 이들이 강사를 따라서 웃음율동을 배우고 있다
WHO 건강증진네트워크 가입 3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환자들의 건강 증진까지 돕는 병원이 있다. 바로 서울시보라매병원이다. 이 병원은 2009년 9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건강증진병원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 병원은 병원 곳곳의 시설을 활용해 걷기,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강좌나 음악회 등을 열고 있다. 최근에는 구로구 등과 건강증진 협약을 체결해 지역 주민의 건강 관리를 돕기로 했다.

진료 끝나면 운동
보라매병원에서 당뇨 치료를 받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진료가 끝난 뒤에도 병원 안에서 반나절 이상을 보낸다. 혈당을 관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운동을 병원 안에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별도의 운동센터를 찾는 것은 아니다. 병원에 설치된 건강증진계단을 이용한다. 이 병원의 모든 계단에는 바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의 효과 등이 설명돼 있다. 예를 들어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0.25㎉를 소비하며, 수명도 4초가량 늘어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몸무게가 60㎏이라면 계단 오르기를 5분만 해도 30㎉를 소비할 수 있으며, 같은 시간 달리기를 한 경우(45㎉)보다는 다소 낮지만 산책(13㎉)보다는 크게 높다는 설명도 볼 수 있다. 계단 오르기가 생활화됐다는 김씨는 당뇨 관리를 위한 식단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되도록이면 매주 수요일 오후에 열리는 식단 교육에도 참여한다. 이런 관리 덕분에 혈당을 낮추는 약을 하루 2알 먹다가 최근에는 1알로 낮췄지만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다. 평소 생활 속에서 계단 오르기나 걷기 등 활동량을 늘리고 먹는 것을 잘 조절하면 약을 끊을 수도 있다는 희망도 가지게 됐다.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이 있는 환자들은 물론 병원 직원들도 계단을 곧잘 이용한다. 지난해 12월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계단 이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건강증진계단 설치 뒤 계단 오르기 실천율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증진계단 설치 전에 2~3층을 오를 때 계단을 이용한다는 비율이 각각 56%, 20%였는데, 설치 뒤에는 84%, 50%로 높아졌다. 구보경 내분비내과 교수는 “진료를 받는 환자들 가운데 김씨처럼 건강증진계단을 이용하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다”며 “당뇨 관리에 계단 오르기 등 활동량 증가는 필수이지만, 심한 신경 합병증이 있는 경우 자칫 계단에서 넘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뇨가 있는 환자가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0.25㎉를 소비하며, 수명도 4초가량 늘어난다는 건강증진계단을 오르고 있다. 보라매병원 제공
당뇨가 있는 환자가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0.25㎉를 소비하며, 수명도 4초가량 늘어난다는 건강증진계단을 오르고 있다. 보라매병원 제공
당뇨 김씨는 계단오르기 생활화
편도염 강씨는 금연 성공 ‘껄껄’
환자·보호자에 한달 2번 웃음강좌

치료중심 병원 넘어 문화센터처럼
지역주민 위한 공공의료 자리매김

금연 프로그램도 운영
만성 편도염이 심해진 강아무개씨는 지난해 봄 편도염 수술이 필요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보라매병원을 찾았다. 매일 한갑씩 5년 동안 담배를 피웠다는 강씨는 수술 전후에는 금연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병원의 금연 중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퇴원 뒤에도 강씨는 금연상담사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지금까지도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병원이 운영하는 이 금연 프로그램은 금연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과 병원 직원들도 이용할 수 있으며,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300명이 넘는다.

문화센터 같은 병원
질병으로 입원한 환자는 물론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이들에게 적합한 ‘웃음 강좌’도 매달 2번씩 열린다.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병원 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이 강좌에선 강사의 설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웃음운동이나 웃음체조도 배울 수 있다. 또 신명나는 음악에 맞춰 그에 어울리는 율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웃게 된다. 이와 함께 매주 유명한 음악가나 학생들이 공연하기도 하는 ‘보람음악회’도 환자들의 마음을 밝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아트체험 행사에서 냅킨 아트, 선물 포장, 초콜릿 만들기와 같은 프로그램을 즐기는 환자도 많다. 몸무게를 관리해야 하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은 병원 안에 설치돼 있는 ‘대형 체질량 지수 측정 벽장식’을 통해 자신의 비만 상황도 파악해 볼 수 있다. 정영호 건강증진병원 담당 교수는 “치료 중심의 병원 체계를 건강증진 또는 삶의 질 향상 중심이라는 틀로 바꾸려 한다”며 “주변 지역사회와 협력해 여러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건강 향상에 도움을 주는 공공의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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