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도민·의료진 의견수렴 없이…폐업 일방통행

등록 2013-04-01 20:53수정 2013-04-02 08:47

진주의료원 폐업 위기
의약품 공급 중단 요청도
“기본적 인권조차 무시해”

옮겨갈 병원 없는 환자에 퇴원 강요
병원 매각뒤 제2도청사 추진 의혹도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면서 환자의 치료받을 기본 인권을 무시하는 등 폐업 절차를 졸속으로 처리해 비판이 일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이 ‘진주에 경남도청 제2청사를 세우겠다’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선거 공약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추진하는 경남도의 최근 모습은 군사작전처럼 속도를 내면서도 예측 불가능하다. 진주의료원 정관에는 ‘해산하려면 도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경남도는 지난 2월26일 폐업 결정을 발표하고 지난달 7일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지난달 18일 휴업 예고, 지난달 21일 의사 11명 계약해지 통보 등 숨가쁜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직원, 경남도민, 관련 단체들과의 공청회 등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는 전혀 없었다.

최근 경남도는 ‘의료원 폐업은 조례 개정 없이 도지사 직권으로 가능하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야당 경남도의원들이 조례안의 도의회 상정을 저지할 태세이고 새누리당 소속인 김오영 경남도의장도 직권상정에 부정적이어서 조례 개정안 통과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폐업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경남도는 환자들을 퇴원시키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때문에 경남도가 공공의료기관 폐업을 추진하면서 민간 의료기관들보다도 못한 처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6일 경남도에 공문을 보내 ‘어떠한 경우에도 입원중인 환자에 대해 진료 공백이 발생하거나 환자들의 안전문제, 정당한 권익의 침해가 없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의사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것을 봐도, 의료진과 협의도 없이 폐업을 졸속적으로 결정했음을 알 수 있다. 공공의료기관이 갈 곳 없는 환자들에게 퇴원을 강요하는 것은 치료받아야 할 기본적인 인권조차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경남도가 환자의 안전 조처나 의견 수렴 등을 뒷전에 둔 채 폐업을 서두르는 것은 ‘진주에 경남도청 제2청사를 세우겠다’는 홍 지사의 공약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12월 대선과 함께 치른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때 홍 지사는 창원에 있는 경남도청을 매각해 옛 마산지역으로 옮기고, 남는 돈으로 진주에 경남도청 제2청사를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경남도청 매각이 여의치 않자,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키고 대신 경남도청 제2청사를 유치한다’는 방안을 찾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뒤 의료원 시설을 매각해 빚을 갚고 남는 돈은 도에 귀속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매각되지 않을 경우의 방안은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아, ‘제2청사를 추진하려고 진주의료원을 문 닫으려 한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진주/최상원 기자 himtra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세금 줄여 집거래 유도…위태로운 ‘부동산 부양’
재벌 현금 보유는 ‘빅2’시대…삼성·현대차, 10대그룹의 64%
별탈없이 학교 잘 다니던 대치동 ‘고3’마저…
‘여보게 친구~웃어나 보게’ 대중 위로하더니…
[화보] ‘벚꽃엔딩’처럼…진해 군항제 개막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