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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줄기세포→원하는 세포’ 만들기가 더 난관…치료적용 먼길

등록 2013-05-16 21:11수정 2013-05-16 22:06

미 연구팀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성공
미국 오리건과학대학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 연구팀이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05~2006년 국내에서 논문 조작 논란이 크게 인 이른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식 체세포 복제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미국에서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환자 치료에 실제로 쓰이기에는 갈 길이 여전히 멀고 실험 과정에서 여성의 난자를 써야 해 생명윤리적인 비판 역시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학계에서는 난자를 쓰지 않고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이 이미 대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 결과를 보면, 미탈리포프 박사 연구팀은 미국에 사는 23~31살 여성 9명이 기증한 냉동하지 않은 난자 126개를 이용해 4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체세포 복제 방식은 황우석 전 교수팀과 대체로 비슷한데, 난자에서 핵을 제거할 때는 황 전 교수팀처럼 짜내기 방식이 아니라 핵을 흡입해 제거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썼다.

또 카페인을 써서 세포 배양을 했다는 점도 다르다. 이번 연구팀이 만든 줄기세포는 신경·근육·장기를 이루는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것으로 실험 결과 확인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다른 세포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암 등 종양이 생기는 부작용을 극복하면 환자 치료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체세포 복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는 분명한 기술적 진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같은 줄기세포를 다시 만들어내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 조만간 환자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전망은 섣부르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보통 배아줄기세포는
암 등 종양으로 변질하거나
원하지 않은 세포로도 분화
“바로 장기 만들 수 있는 건 아냐”

9명 난자 126개로 4개 줄기세포
난자 추출 사용 비판 여전
“이미 난자 안쓰는 복제법이 대세
난자 쓰는 연구 불요” 주장도

이 배아줄기세포가 신경이나 근육을 이루는 세포 등 원하는 세포로만 분화하는지는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보통 배아줄기세포는 암 등 종양으로 변질되기도 하며, 원하지 않는 세포로도 분화한다. 줄기세포 분야 전문가인 한 대학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해도 원하는 세포로만 분화시켜 안정화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이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곧바로 심장 등 여러 장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문제는 생명윤리적인 비판이다. 난자를 거듭 사용하면서 여성의 건강과 인권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에 쓰이는 난자는 여성이 과배란제를 쓴 뒤 난소에서 직접 15~20개가량을 채취해 쓴다. 이 시술의 부작용으로 감염·출혈부터 불임까지 나타나며 드물게는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연구부장은 “여성은 태어날 때 400~500개가량의 한정된 난자를 가지고 있다. 초경 뒤부터 난자를 배출하는데, 한꺼번에 많게는 20개가량을 배출시켜 이를 채취하면 불임과 같은 부작용을 겪게 된다. 생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난자를 치료의 재료로 쓰는 것은 생명윤리적인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부장은 또 “이미 난자를 쓰지 않고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른 마당에 또 다시 난자를 쓰는 연구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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