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비급여 진료비 공개
양수검사 3.1배 등 격차 커
병원 “재료·장비 따라 달라”
양수검사 3.1배 등 격차 커
병원 “재료·장비 따라 달라”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하는 임플란트나 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가 병원에 따라 최고 4.6배에 이르는 등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 4~7월 43개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과 8개 치과병원이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는 엠아르아이 진단료, 임플란트 시술료, 외과수술 때 쓰이는 다빈치로봇수술료, 임신부에게 검사하는 양수염색체검사료 등 4개 항목의 비급여 진료비를 시범조사한 결과를 10일부터 심평원 누리집(hira.or.kr)에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4개 영역의 비급여 진료비의 차이를 살펴보면, 임플란트의 경우 치아 1개당 드는 비용은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약 458만원으로 가격 차이는 최대 4.6배나 됐다. 임플란트로 심는 치아의 재료가 국산이냐 외제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빈치로봇수술의 경우 갑상샘암과 전립샘암 2개 분야의 수술 가격을 조사한 결과 모두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까지 3배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임신부에게 태아의 기형 여부를 확인해주는 양수염색체검사료는 31만원에서 98만원까지 3.1배의 가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엠아르아이의 경우 병원 가운데 가장 가격이 높은 뇌혈관 검사료는 72만원으로, 가장 낮은 병원의 28만원에 견줘 2.6배에 달했다. 뇌 조직을 찍은 경우에는 최소 가격이 약 38만원, 최대 78만원으로 약 2.1배의 가격 차이가 났다.
이처럼 병원마다 비급여 진료비 가격의 차이가 심한 데 대해 대학병원 쪽은 재료·기기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급여 진료비는 의료기관별로 가격 결정을 할 수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같은 엠아르아이 기기나 로봇수술 장비라도 최신 기계를 들여와 화면 해상도가 높거나 기기 성능이 좋은 경우 기기 값의 재료비가 높아져 수술료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비급여 진료 비용에 대해 병원마다 환자에게 알리는 방식이 다른 점도 이번 조사에서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환자가 비급여 진료비 가격을 알기 위해 최대 9단계까지 누리집에서 이동 경로를 거쳐야 할 정도로 파악하기 힘든 병원도 있었다.
심평원은 새로 추가되는 항목 4개를 비롯해 이미 공개해온 상급병실료(특실료) 차액, 초음파진단료, 펫(PET)검사료, 캡슐내시경검사료, 교육상담료, 증명수수료 등 6개 항목을 합쳐 모두 10개 항목의 비급여 진료비를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다. 심평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공개 대상기관을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병원들이 각 홈페이지에 비급여 진료비용을 올릴 때 환자들이 쉽게 찾아 다른 병원과 비교할 수 있도록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방법 지침’을 개정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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