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공약 후퇴에 ‘레드카드’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인유니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린 사회복지세 도입 제안 기자회견에서 복지공약 후퇴 논란을 불러온 기초연금 정부안을 발표한 정부를 향해 레드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노후연금, 현행기준 월 68만원 받을 사람 6만원 줄어 ‘손해’
* 노후연금 : 국민연금+기초연금
정부의 기초연금 최종안 구조가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와 청장년층에게 손해라는 비판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사실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는 사실과 맞지 않는 해명일 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 정서와도 동떨어진 것이라는 비판이 인다.
200만원 벌었던 65살 국민연금 가입자
17년 부으면 기초연금 월 13만5천원
11년만 부으면 20만원 받아 불합리
소득대체율 애초 목표서 최대 5%p ↓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손해라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며, 가입기간이 길수록 가입자가 받게 되는 총급여액은 늘어나 더 이익이 된다. 어떤 경우에도 연금에 가입하는 분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받게 돼 있고, 연금에 가입해 손해 보는 분들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늘수록 나중에 받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늘어난다. 가입기간이 늘수록 기초연금 수령액은 줄지만, 둘을 합한 금액은 어쨌든 늘어난다. 이 액수가 줄어든다면, 어느 누구도 국민연금에 보험료를 내지 않으려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정부 최종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년 늘수록 나중에 받는 기초연금 수령액이 1만원 안팎씩 깎이게 된다는 점이다. 장기 가입자에게 불리한 설계다. 10년 이상 더 가입한 사람이 최대 10만원을 손해 본다. 소득 상위 30% 노인은 아예 기초연금 대상에서 빠져, 국민연금 가입과 무관하게 10만~20만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내년부터 기초연금 제도가 시행되면, 수령 대상이 되는 소득하위 70% 이하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1년을 넘기는 이들은 손해를 보게 된다. 한 달 200만원씩 벌면서 17년 동안 국민연금을 낸 뒤 이미 기초노령연금 대상자인 65살 김씨를 예로 들어보자. 그가 받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48만6000원이다. 그가 만약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1년 이하이면 기초연금으로 20만원을 모두 받지만, 국민연금을 17년 부은 그는 기초연금으로 13만5000원을 받게 된다. 기초연금 제도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년을 넘어서면서부터 1년 늘 때마다 1만원 안팎씩 깎이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초연금 제도가 애초 박 대통령 공약대로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는 쪽으로 설계됐다면 김씨는 모두 합해 68만6000원(국민연금 48만6000원+기초연금 20만원)을 받게 되지만,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바람에 62만1000원(국민연금 48만6000원+기초연금 13만5000원)만 받게 된다. 6만5000원을 손해 보는 셈이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 대비 연금지급액 비율을 뜻하는 소득대체율도 2028년 기준 애초 50%에서 45%로 떨어지게 됐다. 2007년 정부와 국회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노인이 돼 받는 수령액의 소득대체율을 60%에서 조금씩 깎아 2028년부터는 40%로 낮추기로 했다.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위한 조처였다. 동시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초노령연금 수령액은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5%(현재 가치 10만원)에서 조금씩 올려 2028년에는 10%(20만원)로 올리기로 했다. 둘을 합쳐 평균소득의 50%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초노령연금 제도에서는 원래 2028년부터 20만원을 받을 수 있던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기초연금 제도에서는 10만원 깎인 10만원만 받게 됨에 따라 5%가 줄어든 금액을 받게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가입기간이 12년 이후에는 1년씩 늘 때마다 기초연금액이 대략 1만원 정도 줄지만 국민연금으로부터는 1만원 이상 금액을 추가로 지원받는다’는 보건복지부의 논리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가입자 본인이 낸 보험료를 기반으로 지급하는 것인 데 반해 기초연금은 국가가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성격의 재원을 섞어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초연금 공약 파기라는 여론 앞에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없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초점이 어긋난데다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박 대통령은 ‘조변석개 정치인’인가 [한겨레캐스트 #169]
17년 부으면 기초연금 월 13만5천원
11년만 부으면 20만원 받아 불합리
소득대체율 애초 목표서 최대 5%p ↓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손해라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며, 가입기간이 길수록 가입자가 받게 되는 총급여액은 늘어나 더 이익이 된다. 어떤 경우에도 연금에 가입하는 분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받게 돼 있고, 연금에 가입해 손해 보는 분들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늘수록 나중에 받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늘어난다. 가입기간이 늘수록 기초연금 수령액은 줄지만, 둘을 합한 금액은 어쨌든 늘어난다. 이 액수가 줄어든다면, 어느 누구도 국민연금에 보험료를 내지 않으려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정부 최종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년 늘수록 나중에 받는 기초연금 수령액이 1만원 안팎씩 깎이게 된다는 점이다. 장기 가입자에게 불리한 설계다. 10년 이상 더 가입한 사람이 최대 10만원을 손해 본다. 소득 상위 30% 노인은 아예 기초연금 대상에서 빠져, 국민연금 가입과 무관하게 10만~20만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내년부터 기초연금 제도가 시행되면, 수령 대상이 되는 소득하위 70% 이하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1년을 넘기는 이들은 손해를 보게 된다. 한 달 200만원씩 벌면서 17년 동안 국민연금을 낸 뒤 이미 기초노령연금 대상자인 65살 김씨를 예로 들어보자. 그가 받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48만6000원이다. 그가 만약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1년 이하이면 기초연금으로 20만원을 모두 받지만, 국민연금을 17년 부은 그는 기초연금으로 13만5000원을 받게 된다. 기초연금 제도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년을 넘어서면서부터 1년 늘 때마다 1만원 안팎씩 깎이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초연금 제도가 애초 박 대통령 공약대로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는 쪽으로 설계됐다면 김씨는 모두 합해 68만6000원(국민연금 48만6000원+기초연금 20만원)을 받게 되지만,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바람에 62만1000원(국민연금 48만6000원+기초연금 13만5000원)만 받게 된다. 6만5000원을 손해 보는 셈이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 대비 연금지급액 비율을 뜻하는 소득대체율도 2028년 기준 애초 50%에서 45%로 떨어지게 됐다. 2007년 정부와 국회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노인이 돼 받는 수령액의 소득대체율을 60%에서 조금씩 깎아 2028년부터는 40%로 낮추기로 했다.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위한 조처였다. 동시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초노령연금 수령액은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5%(현재 가치 10만원)에서 조금씩 올려 2028년에는 10%(20만원)로 올리기로 했다. 둘을 합쳐 평균소득의 50%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초노령연금 제도에서는 원래 2028년부터 20만원을 받을 수 있던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기초연금 제도에서는 10만원 깎인 10만원만 받게 됨에 따라 5%가 줄어든 금액을 받게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가입기간이 12년 이후에는 1년씩 늘 때마다 기초연금액이 대략 1만원 정도 줄지만 국민연금으로부터는 1만원 이상 금액을 추가로 지원받는다’는 보건복지부의 논리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가입자 본인이 낸 보험료를 기반으로 지급하는 것인 데 반해 기초연금은 국가가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성격의 재원을 섞어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초연금 공약 파기라는 여론 앞에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없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초점이 어긋난데다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박 대통령은 ‘조변석개 정치인’인가 [한겨레캐스트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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