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아양
정진아양, 뇌사 판정 뒤 장기 기증
네살배기 어린 천사가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새해 선물로 안겼다. 전북 완주군에 사는 정진아(4·사진)양이 지난달 30일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치료를 받다 뇌사판정을 받은 뒤 심장·간·좌우 신장을 부모의 동의로 기증했다고 전북대병원이 2일 밝혔다.
아버지 정아무개(42)씨는 “그동안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보답하는 의미로 아내와 함께 장기기증 서약을 해놓았지만, 내 자식 일이다보니 결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딸이 허무하게 가는 것보다 새 생명을 살린다면 훨씬 뜻 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딸이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하고 갈 수 있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싶다”면서도, 산타할아버지 모자를 쓰고 있는 진아양의 사진을 보며 또 한번 복받쳐 울었다. 사진은 2012년 성탄절 때 유치원에서 찍은 것이다.
신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전북대병원 유희철 교수는 “어린 자녀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에게 새 생명을 안겨준 부모의 고귀한 선택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전북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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