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은 잠자고 있는 동안이나 운동하고 난 뒤에 가장 많은 양이 분비된다고 한다. 김명진 <한겨레21>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키 크는 비결 없을까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는
터너증후군 등 일부 질환 한정
저신장 80%는 유전과 성장지연
수면중·운동후 호르몬분비 왕성
카페인 음료, 짠 음식은 피해야
성장통은 비타민D 부족이 원인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는
터너증후군 등 일부 질환 한정
저신장 80%는 유전과 성장지연
수면중·운동후 호르몬분비 왕성
카페인 음료, 짠 음식은 피해야
성장통은 비타민D 부족이 원인
새 학기에 접어들면서 학년이 하나 오르면 부모들은 자연스레 아이들의 키 성장에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들의 키가 또래에 비해 작다 싶으면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본 저신장증이나 성장호르몬 등에 대해서도 쉽게 주의가 기울여진다. 특히 성장호르몬만 투여하면 키가 잘 자란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많다. 하지만 관련 전문의들은 성장호르몬의 키 성장 효과는 몇몇 질환에 한정되며, 이보다는 숙면을 취하고 햇볕을 쬐면서 야외에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는 견해다.
성장호르몬 맞으면 무조건 키 큰다?
자녀의 키가 또래에 견줘 조금만 작아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눈여겨보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은 몇몇 가지에 한정돼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만성 신부전증, 특발성 저신장증, 터너증후군 등이다. 하지만 키가 작은 사람들의 80%가 해당할 정도로 주된 원인인 가족성 저신장과 체질성 성장지연의 경우에는 다르다. 오연정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가족성 저신장과 체질성 성장지연의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가 어른이 됐을 때 최종 키의 향상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가족성 저신장은 부모 한 명 혹은 양쪽 다 키가 작은 경우 나타난다. 유전적 영향을 받아서 또래보다 항상 작게 자라며, 최종 키가 남성은 165㎝, 여성은 150㎝ 정도이다.
체질성 성장지연은 체질적으로 성장이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사춘기 역시 2~4년 정도 늦게 시작돼 키 성장도 또래보다 더 나이가 들어 시작된다. 청소년기의 키는 작지만 성장이 늦게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어른이 됐을 때 최종 키는 정상 범위에 도달한다. 이들의 부모 중에도 성장지연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오 교수는 “저신장은 보통 또래 아이 100명 가운데 키가 작은 순서로 3명 이내에 드는 경우인데, 키가 작은 아이의 성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최소 6달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재서 산출한 성장 속도를 확인해 봐야 저신장의 가능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숙면 취하고 적절한 야외활동 해야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공통으로 설명하는 ‘키 크는 비결’은 숙면과 햇볕을 적당히 쬐는 야외활동이다. 여기에 규칙적이며 균형잡힌 식사와 스트레칭과 같이 몸을 유연하게 하는 체조 등도 빠지지 않는다. 이런 습관들은 우리 몸에서 성장호르몬을 잘 분비하게 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차성호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은 숙면을 취하고 있는 중이나 운동하고 난 뒤에 가장 많은 양이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과 적절한 운동이 추천된다. 다만 사춘기에 성장판 활동이 활발한 경우에는 지나친 운동이나 부상 가능성이 큰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도 권장된다. 몸의 유연성을 높여 관절과 근육의 기동 범위를 넓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운동은 아침과 저녁에 잠들기 전이나 깬 직후에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음식은 골고루 먹되, 카페인 함유 음료와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또 탄산음료나 인스턴트식품도 좋지 않으며, 사춘기 이전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가는 키 성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햇볕 쬐어야 성장통도 줄일 수 있어
소아청소년기에 성장이 빠르다 보니 주로 다리의 근육이나 뼈가 아픈 것처럼 통증이 나타나는 성장통을 겪을 수 있다. 소아청소년 10명 가운데 1~2명에서 나타나는 이 통증은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최근에는 비타민 디(D)가 부족하면 성장통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주선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성장통으로 병원을 찾은 140명의 핏속 비타민 D 농도를 측정해 본 결과 95%(133명)에서 정상치보다 낮게 나왔다.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몸속에서 자연 생성되는데, 햇볕 양이 적은 가을과 겨울에 성장통 환자가 많은 것도 성장통과 햇볕과의 관계가 설명된다. 하루 일정 시간 햇볕을 쬐게 하거나 필요한 경우 비타민 D 보충제를 쓰는 것이 성장통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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